윤태영, 부친에게 받은 '33억 주식' 세금은?

by박지혜 기자
2023.06.05 08:48:09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부친인 윤종용(79) 삼성전자 전 부회장으로부터 33억여 원 상당의 주식을 증여받은 배우 윤태영(49) 씨가 증여세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윤 씨가 강남세무서를 상대로 “증여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윤 씨는 2019년 9월 윤 전 부회장으로부터 비상장 법인인 A사 주식 40만주를 증여받았다. 같은 해 12월, 윤 씨는 이 주식의 가치를 31억6680만 원으로 산정해 증여세를 신고·납부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조사 결과, A사의 자산 가치가 윤 씨 계산보다 크다며 증여받은 주식 가액도 1억8080만 원 늘어나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증여세 9040만 원과 가산세 554만 원을 윤 씨에게 추가로 부과했다.

당초 윤 씨가 신고를 잘못했다고 판단, 제재 차원에서 납세자가 신고·납세 등의 의무를 위반했을 때 내는 가산세를 부과한 것이다.

배우 윤태영 씨 (사진=연합뉴스)
윤 씨가 이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쟁점은 A사가 보유한 다른 회사 4곳의 주식 가치에 대한 평가 방식이었다.



윤 씨는 각 회사 재무상태표상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삼았으나, 세무당국은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기준을) 회계상 장부가액이라고 해석한다면 기업이 취하는 회계 정책과 추정의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이는 조세 공평주의에 반할 우려가 상당하다”면서 세무당국의 계산이 옳다고 봤다.

다만 윤 씨에게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씨가 증여세 신고를 하기 직전인 2019년 6월까지도 세무당국이 유권해석을 하면서 장부가액과 취득가액이라는 표현을 모두 사용하는 등 혼선이 있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윤 씨가 주식평가액을 낮게 계산한 잘못이 있다며 9000만 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되 가산세까지 내야 할 법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한편, 윤 씨의 부친인 윤 전 부회장은 국내 최초로 VCR 개발에 성공하는 등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