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직격탄'…잘나가던 텐센트, 10년 만에 실적 뒷걸음

by김인경 기자
2021.11.13 12:22:00

[주목!e해외주식]
3Q매출액 25.6조원…당기순이익은 전년比 2% 감소
텐센트 분기순이익 감소세는 10년만에 처음
온라인 광고매출 둔화가 가장 큰 타격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중국 최대 IT기업인 텐센트가 3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 특히 중국 정부의 규제로 타격을 받은 교육, 보험, 게임 등의 광고가 줄어들면서 단기적인 주가 상승 여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13일(현지시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3분기 1424억위안(25조6000억원)의 매출액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보다 8% 개선된 실적이지만 시장 기대치를 2%가량 하회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2% 줄어든 317억5000만위안(5조7200억원)이었다. 텐센트의 분기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10년 만의 일이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의 가장 주된 이유는) 온라인 광고매출 증가율이 둔화한 탓”이라며 “정부 규제가 강화된 교육, 보험, 게임 산업의 광고 수요가 줄었고 경기둔화 우려도 고조되면서 전반적으로 광고비 집행에 보수적이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VAS나 핀테크 비즈니스 서비스에서는 매출액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8%, 30%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인상적이진 않다”면서도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던 게임규제에 대한 텐센트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던 점이 유의미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규제 대상이 청소년을 넘어 성인 게이머로 확대될 가능성이 낮은데다 판호 발급 지연 이슈도 일시적이라는 경영진의 코멘트가 나온 만큼, 게임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평가다.



또 정부 정책에 발맞춰 텐센트는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 감축에도 적극적인 상황이다. 실제 올 9월 청소년의 플레이타임 비중은 0.7%로 전년 동기(6.4%)에 비해 5.7%포인트 줄었다.

이 연구원은 “게임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면서 4분기 게임 매출 증가율은 3분기대비 개선될 전망”이라면서 “여기에 10월 8일에 출시된 ‘리그오브레전드: 와일드리프트’와 ‘Fight of the Golden Spatula(LoL 기반 체스 게임)’ 효과가 반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광고 수익 개선세가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이 연구원은 “규제 강화 산업들의 광고 수요가 감소하며 내년에도 텐센트의 온라인 광고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단기 주가 상승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들어 ‘공동부유’를 내세우면서 반독점 단속, 금융 규제 강화 등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11일 막을 내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역사결의’를 채택하며 시 주석이 스스로 장기집권(3연임)의 길을 확실히 한 만큼, 규제 일변도에서 변화를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 텐센트의 메타버스 산사업과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력 강화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