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신 헬릭스미스 대표 “사활 걸고 엔젠시스 임상 성공…진심 알아달라”

by왕해나 기자
2021.06.04 08:05:29

“엔젠시스 3-2상 대폭 보완…환자 투약·스크리닝 진행”
“임상결과 기다리는 회사들 있어 기술수출 가능성도”
“플라스미드 치료제, CAR-T 치료제 등 2년내 임상진입”
“임상 개발 현황 투명화, 주주와의 신뢰 회복 목표”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내년 하반기 엔젠시스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활을 걸고 임상 성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켜봐 달라.”

유승신 헬릭스미스(084990) 대표이사는 3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임상전문기관(CRO), 임상 관련자 교육, 모니터링 시스템, 환자 수 등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보완해 후속 임상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승신 헬릭스미스 대표이사.(사진=헬릭스미스)
현재 헬릭스미스는 소액주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2019년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치료제 엔젠시스 3-1상에서 치료제의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유 대표는 “임상 운영상의 문제 때문에 위약 효과를 제어할 수 없었고 엔젠시스의 치료 효과가 묻힌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시험은 환자가 약에 대한 지나친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존의 CRO는 해당 교육에 소홀해 위약 효과가 높게 나왔다”면서 “임상 대상자가 일정한 시간에 통증 정도를 수기로 입력하게 했는데 한꺼번에 엉터리로 기입한 사람이 많았다”고 3-1상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3-2상에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CRO 및 통증 전문 CRO와 협력 중으로 임상 수행기관 및 임상 대상자에 대한 교육을 철저하게 수행하고 있다”면서 “휴대폰으로 정해진 시간에 통증 정도를 기입하게 하고 기입을 하지 않으면 알림이 가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진통제가 엔젠시스의 효능을 방해한다는 점을 감안해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는 환자를 대상자로 한정했다”면서 “제어가 가능하도록 대상자 수는 최소 150명에서 최대 250명으로 제한하고, 미국에 30여명의 임상팀 전문가들을 구성해 직접 임상을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엔젠시스의 후속 임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5월 말 기준 총 170명 환자의 스크리닝을 실시해 그 중 28명의 투약을 진행했으며, 4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스크리닝 진행 중이다”라고 해명했다.



유 대표는 엔젠시스를 기술수출 하지 않고 임상 3상까지 자체 진행한 이유에 대해 “유전자 치료제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 3, 4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업계 평가가 보수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플라스미드 치료제는 글로벌 빅파마에서도 상용화한 사례가 없다”면서 “여러 회사들과 이야기한 결과 임상 3상 결과를 봤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를 기다리는 기업들이 꽤 있어서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다”면서 “3-2상 결과가 좋게 나오면 기술수출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엔젠시스 후속 임상을 위한 자금마련을 위한 거듭된 유상증자, 위험자산 투자에 따른 손실은 주주와의 불신을 키웠던 요인이었다. 유 대표는 “금융상품 손실로 주주들을 실망시켜 거듭해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지난해 회계상 손실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추산한 금액으로 원리금 회수 노력이 진행 중이라 확정된 금액이 아니다”면서 “금융상품 자체 리스크에서 비롯된 손실이 아니라 운용사의 범죄행위에 따른 결과로 가능한 방법들을 동원해 회수 절차를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헬릭스미스는 엔진시스 이외에도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유 대표는 “플라스미드 치료제 후보물질 2가지가 전임상 단계이고 2, 3년내 임상에 진입한다”면서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 기반 유전자 치료제는 전임상 단계, CAR-T 치료제도 2, 3년내 임상 진입 계획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엔젠시스 임상 3상을 비롯해 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임상 1상 결과, 루게릭병 치료제 임상 2상 결과 등이 나오며 실적 개선세를 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소액 주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 경영진 해임 촉구, 매각(M&A) 요구 등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 유 대표는 “현재 매각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면서 “경영진은 개인 재산까지 헌납하겠다는 자세로 회사의 가치를 제고하는데 힘쓰고 있는데 해임하면 약속을 지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 개발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주들과 소통하면서 신뢰를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진심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