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 7300원' 달걀값 더 오르나…닭·오리 2350만마리 살처분

by이명철 기자
2021.01.31 10:40:15

가금농장 81곳 고병원성 AI, 야생조류 125건
달걀 소비자가 고공행진, 닭·오리고기도 상승세
정부, 5만t 긴급할당관세 적용…미국산 판매 개시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전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속 발생해 달걀과 닭·오리고기 등 수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걀 한판 소비자가격은 7000원을 훌쩍 넘었고 닭고기와 오리고기는 평년대비 10% 이상 수준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28일 경기도 오산의 한 마트에서 미국산 수입 계란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1일 AI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가금농장(체험농원 포함)에서는 총 81건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26일(시료채취일 기준) 전북 정읍 육용오리 농장을 시작으로 지난 29일 이천 산란계 농장까지 전국 곳곳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오고 있다.

30일에는 경북 포항시 소재 산란계 농장(약 24만마리 사육)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사례가 신고돼 현재 정밀 검사 중이다.

야생조류에서는 총 125건의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 시도별로는 경기가 27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경남(17건), 충남·전남(각 11건), 전북·경북(각 10건) 등 순이다.

30일 밤 12시 기준 살처분 규모는 2350만6000마리에 달한다. 산란계가 1269만3000마리(158호 농가)로 가장 많고 이어 육계(616만7000마리), 육용오리(173만5000마리), 종계(118만6000마리) 등 순이다.

가금산물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오후 4시 기준 달걀(특란 10개) 소비자가격은 2450원으로 평년대비 37.7% 올랐다. 달걀 한판(30개) 가격이 7350에 달하는 셈이다.

육계(닭고기)와 오리고기 소비자가격은 kg당 5897원, 1만4914원으로 평년보다 각각 12.4%, 15.2% 높은 수준이다.



설 명절 수요가 증가하면서 달걀 등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이 커지자 정부는 축산물 수급안정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달걀의 경우 오는 6월 30일까지 신선란·훈제란 등 8개 품목 5만t 규모 수입 물량에 대해 0%의 관세를 적용하는 긴급할당관세를 적용했다.

이미 지난 26일 미국산 신선란 60t(약 101만개)에 대해 공개 경쟁입찰을 실시해 전량 판매 완료, 27일부터 공급 중이다.

이번에 유통하는 수입 달걀은 수입 검역조건과 수입 위생요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수출국의 위생검사를 통과했다. 국내 위생검사를 실시한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으며 시중 유통 전 달걀선별포장업체를 통해 세척·소독을 진행한다. 포장재에 원산지가 표시돼 수입 달걀 여부를 구분할 수 있다.

이달 2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는 달걀 180만개를 수도권 농협 하나로마트 42개 매장을 통해 시중가 대비 약 30% 이상 가격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앞으로 수입물량은 국내 고병원성 AI 확산 상황, 수급 상황 등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수급 안정대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시장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AI가 추가 확산되지 않도록 가금농가는 매일 오후 2~3시 일제소독, 장화갈아신기·손소독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철저히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