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하다 숨진 '쿠팡맨'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

by이재길 기자
2020.03.17 07:20:58

쿠팡 잠실 사옥(사진=쿠팡)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배송업무 도중 숨진 채 발견된 온라인 쇼핑몰 ‘쿠팡’ 소속 배송 노동자의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쿠팡 직원 A(45)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관상동맥의 4분의 3 정도가 막혀 있던 것으로 관찰된다”며 “이에 따라 사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생기는 질병이다.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가 발병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A씨는 지난 12일 안산의 한 빌라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새벽 근무 중이던 A씨의 배송이 더는 이뤄지지 않고 멈춘 상태로 장시간 회사 관리시스템에 나타나자 근처에 있던 동료가 회사의 지시에 따라 A씨의 마지막 배송지로 찾아갔고, 빌라 4층과 5층 사이에서 쓰러져 있는 그를 발견했다.

해당 빌라는 승강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발견 당시 A씨는 심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사망에 대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는 “주변 동료들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배송을 위해 1시간 동안 20가구를 들러야 했다”며 “이는 신입 직원이 수행하기에는 버거운 물량”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쿠팡 관계자는 “유족을 위로하고 유족 지원절차를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해당 쿠팡맨은 입사 이후 트레이닝을 받는 중이어서 일반 쿠팡맨의 50% 정도 물량을 소화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이후 배송물량이 늘어났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늘어난 물량은 ‘쿠팡 플렉스(일반인이 배송 일을 신청해 자신의 차량으로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3배 정도 증원해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부검 등을 통해 A씨 사망에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 조만간 사건을 마무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