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보따리장수’ 저렴한 수입물품 판다
by김영환 기자
2014.09.16 08:23:36
수입과자 전문점 등 수입 제품 판매 인기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 높게 책정된 제품군 대상
무궁무진한 창업 아이템 장점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서울 상계동에 사는 주부 김희정 씨는 동네 인근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때 자녀들에게 줄 과자는 거의 사지 않고 필요한 물건들만 구매한다. 과자는 대형마트가 아니라 수입과자 전문점이나 인터넷 쇼핑 등을 통해 주로 구입한다. 김 씨는 “국산 과자는 가격이 비싼 데다가 양도 너무 적은 편”이라며 “수입과자는 종류도 많고 저렴한 것은 물론 맛도 좋아서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수입 제품들이 넘쳐나면서 창업예정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최근 정보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다방면으로 수입 물품을 찾고 있다. 물론 수입 제품을 사는 것은 국산 제품 구매와 비교할 때 품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다. 이러한 점은 소규모 병행수입업을 창업하려는 예비 창업자들이 파고들 수 있는 ‘빈틈’인 셈이다.
| 고객들이 수입과자 전문점에서 다양하게 진열된 제품들을 고르고 있다. 우리나라 수입과자 수입량은 지난 10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사진=스위트파티 제공) |
|
그동안 수입과자의 판매는 한정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과자 업체가 과대 포장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입과자를 수입해 유통하는 창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질소를 샀더니 과자를 덤으로 준다’는 이른바 질소과자 논란이 커지면서 국내 과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 수입과자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 특히 과자류는 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군인 데다 별도의 시설과 조리를 하지 않아도 돼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7월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과자 수입액은 4억3630만달러로 조사됐다. 지난 2009년 2억1620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4년 만에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것. 연평균 증가율만도 10.7%에 달한다. 롯데마트 집계에 따르면 국산 과자의 매출은 2012년 1.7%, 2013년 11.4% 각각 줄었다. 반면 수입 과자는 9.9%, 12.3%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는 지속적으로 수입 과자를 찾는 소비층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과자 전문점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과자 진열에 필요한 간단한 매대 등만 준비하면 되기 때문에 소자본으로 창업하기 적격이고 실제 창업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 국민이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한 금액은 사상 최대치인 1조원을 기록했다.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화물만도 1000만건을 돌파했다. 해외 사이트나 대행업체를 통해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이른바 ‘해외직구(직접구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소규모 병행수입 창업자들은 시간이나 언어 등의 문제로 ‘해외직구족’이 되기 어려운 소비자를 주요 대상으로 한다.
의류와 신발 등 패션용품은 물론 과자, 방향제류, 캠핑 레저용품 등 제품군이 다양하기 때문에 창업을 하기에도 용이한 편이다. 최근에는 서울 남대문시장을 중심으로 병행수입 의류를 전문으로 다루는 몰이 오픈을 준비 중일 정도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창업자 스스로가 남들보다 더 잘 알고 있는 분야라면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지난 4월 정부가 병행수입을 장려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소규모 병행수입에 관심을 갖는 창업자도 크게 늘었다.
유성호 코리아센터닷컴 홍보팀장은 “모바일 쇼핑 시대에 병행수입을 통해 팔 수 있는 품목은 무궁무진하다”며 “해외직구 교양강좌 심화반을 통해 직접 해외 배송대행 사업을 해보려는 예비 창업자가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