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계열사도 남다른 현대건설..자금조달 '불패'

by하지나 기자
2014.02.15 15:41:14

발행규모 1000억에서 2000억으로 확대
업계 불황에도 양호한 실적..선제적인 부실 처리
현대차그룹 계열사 편입후 신인도 향상..시너지 효과 기대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건설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000720)이 회사채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차별화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과 회계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양호한 실적과 더불어 현대차그룹이라는 든든한 계열사를 등에 엎고 시장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AA-)은 지난 11일 1000억원 규모의 5년물 회사채 기관 수요예측 결과 19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결국 현대건설은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발행규모를 늘렸다. 최종 발행금리는 희망금리 상단인 0.03%포인트를 민평금리에 가산한 3.777%로 결정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진행한 1500억원 모집에서도 2500억원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동양사태 때문에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는 가운데, 대우건설(A, A+↓)과 롯데건설(A+)이 잇따라 미매각 물량이 발생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공사 원가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부실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면서 “현대건설은 제조업 기반의 원가율 반영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실제로 실적에서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7928억원으로 전년대비 4.3% 증가했다. 매출액은 1조3938억원으로 4.6% 늘어나면서 건설업계 불황에도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특히 현대건설은 모든 대형사가 해외 플랜트에서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손실을 반영하고 있는 반면, 현대건설은 가장 일찍 부실 처리를 시작하면서 이익 측면에서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웨이트와 UAE의 문제 현장에 2011년 1100억원, 2012년 1400억원, 2013년 3분기까지 900억원을 반영했으며, 이번 분기에는 700억원을 반영했다”면서 “UAE 현장은 거의 마무리 과정이므로 해외 손실 처리는 정점을 지나고 있고, 수익성이 양호한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교량, 베네수엘라 ‘PLC’ 정유 현장 매출이 본격화되기 시작해 2014년 해외 원가율은 전년대비 1.7%포인트 하락한 91.5%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현대건설은 2011년 현대자동차 그룹에 편입된 이후 더욱 안정화되고 있다. 한 크레딧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A+) 또한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성공했다”면서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라는 점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NICE신용평가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인지도·해외 영업네트워크 및 계열사와의 공동공사 등을 통해 동유럽, 인도, 중남미 등에서 수주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또한 현대제철 고로공사 등 그룹 내 공사수주와 철도, 제철 등의 신규 사업영역에서 시너지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