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돋보기)폴사인제 폐지 정유사에겐 불리하다

by피용익 기자
2008.06.20 08:37:00

내수 경쟁심화로 정제마진 악화 전망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9월부터 주유소 상표표시 제도(폴사인제)를 폐지키로 함에 따라 정유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폴사인제가 폐지되면 특정 정유사의 상표를 게시했더라도 혼합판매 사실을 주유소에 표시할 경우 제품 판매가 가능해 진다. 지금까지는 특정 석유정제업자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이와 다른 석유정제업자의 상표를 표시 광고하거나 서로 다른 석유정제업자의 제품을 교체 또는 혼합판매하는 행위가 금지돼 왔다.

주요 증권사들은 폴사인제 폐지로 인해 정유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의견이 많다. 가격경쟁이 확대되면서 이익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 

김재중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폴사인제 폐지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혼합유 판매 주유소 수가 증가할 것이란 점에서 정유산업의 장기 수익성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시장점유율이 낮은 기업 또는 가격경쟁력이 높은 기업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수시로 시도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경쟁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광훈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도 "상표표시제 폐지는 정유업계 내 내수가격 경쟁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부 정유사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전개할 경우 시장기반이라 할 수 있는 내수시장을 섣불리 포기하는 정유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업체들이 수성을 위한 대응공세에 나설 경우 정제마진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폴사인제 폐지로 인해 정유업계의 실적 호조 재료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애널리스트는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은 중질유분해설비 마진호조와 원유도입 시차 효과 등에 힘입어 대폭 개선될 전망"이라면서도 "그러나 4분기부터 경쟁 심화로 인한 정제마진 악화 가능성을 감안할 때 보수적인 시각에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업계 내 경쟁구도가 재편 안정화될 경우 SK에너지(096770)가 상대적으로 유망하다"며 "이는 수익원이 석유정제 외에도 해외 유전개발 등으로 다원화돼 있고, 3분기부터 중질유분해시설(RFCC) 2호기가 신규 가동에 들어가면서 수익 개선에 일조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