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7.10.11 08:48:42
지켜주고 벌어주고 몰아주고
2007 많이 팔린 `1등 금융상품` 분석해보니
[조선일보 제공] 올해 보험사와 카드사에서 가장 많이 팔린 1등 상품은 무엇일까?
가장 많이 팔렸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재테크 수요를 그만큼 잘 반영했음을 의미하며, 각 회사가 그만큼 힘을 쏟아 마케팅을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번쯤 가입을 고려해 볼 만한 상품인 셈. 올해 각 금융회사별로 판매건수가 가장 많았던 상품들의 내용과 특징을 살펴보았다.
올해 회사별로 많이 팔린 보험 상품을 보면, 고령화에 대비하는 보장성보험이나 종신보험, 그리고 주가와 연계된 변액보험 상품이 많았다. 급한 사정이 생겼을 경우 중도에 보험료를 인출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상품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교보생명의 경우 올 들어 17만3000여 건이 팔린 ‘교보큰사랑CI보험’이 사내 최고 판매건수의 영예를 안았다. 사망보험금 외에 중대 암이나 급성심근경색, 뇌졸중에 걸리면 사망보험금의 50~80%를 지급받는다. 가입자가 건강하게 장수하면 매년 100만원의 건강연금도 받는다. 목돈이 필요할 경우 보험 적립금을 중도 인출할 수 있는데, 별도의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된다.
대한생명의 히트상품은 ‘대한유니버셜CI보험’이다. 암, 뇌졸중 진단을 받으면 기본 보험금의 50~80%를 치료비와 생활자금으로 받을 수 있다. 시중 금리와 연동되는데 10월 현재 연 5.1% 수준이다.
금호생명 상품 가운데는 ‘스탠바이 행복테크보장보험’이 가장 많이 팔렸다. 시중 금리 변화에 따라 보험 적립금에 적용되는 금리가 변하는데, 비슷한 다른 상품에 비해 금리가 0.5%포인트 정도 높았다는 것(현재 연 복리 5.2%)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금리가 떨어져도 4%까지는 보장해 준다.
주가 상승에 힘입어 투자형 보험상품인 변액보험들도 히트상품으로 부상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세계 증시의 동요 때문에 인기가 주춤하기도 했지만, 중형 보험사 상품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미래에셋생명은 펀드 1번가인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답게 변액보험이 가장 많이 팔렸다. ‘러브에이지 코친디아 변액유니버셜 보험’이 그것. 특히 올해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중국, 인도, 한국 등 세 지역에 집중 투자해 수익률이 높았다. 6월 판매를 시작해 9월 말까지 4만5784건이 팔렸다. 하루 평균 600여 건이 팔린 셈이다. 연금 전환 특약이 있어 적립금을 연금 형태로 받을 수도 있다.
알리안츠생명에서는 ‘파워덱스연금보험’이 8월 말까지 3만3500여 건이 팔려 1위를 기록했다. 보험료를 주가 지수뿐만 아니라 공시이율 양쪽에 연동시킨 게 인기몰이의 비결로 꼽힌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수익은커녕 납입한 보험료도 챙기기 어려운 변액상품과 달리, 1년마다 수익률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막는 기능이 있다. 연금 지급 전 중도 인출 기능도 있다.
신용카드 업계의 최고 베스트셀러는 출시 4개월 만에 100만 장 발급을 돌파한 우리은행 ‘V카드’가 꼽혔다. 인터넷 뱅킹 수수료 면제 등 은행계 카드사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신한 스타일카드’(구 LG스타일카드)가 6개월 만에 50만 장이 팔리며 1등을 기록했다. 외식, 쇼핑, 영화 등 고객이 원하는 분야에 할인 혜택을 몰아주는 것이 특징인데,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판매 전략이 적중했다.
올 들어 34만5000장 발급된 ‘아침愛카드’도 선전(善戰)했다. 오전 10시까지 커피전문점, 빵집, 식당을 이용하면 기존 10%에 추가로 10%를 더 할인해 주는 특화 상품이었는데, 아침 시간을 활용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이 좋았다.
삼성카드의 경우 남녀 구별 상품인 ‘삼성 애니패스·지엔미 포인트 카드’가 76만 장 발급돼 1위를 차지했다. 남성용인 애니패스카드는 스포츠 관람, 자동차 정비 등에 포인트를 2배로 적립해 주는 반면, 여성용인 지엔미카드는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을 사용할 때 2배씩 적립 포인트를 쌓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