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나홀로 주가 상승 38.7% 기여…빅테크 고평가"

by하상렬 기자
2024.06.02 10:41:21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S&P500 상승폭 10.4% 중 빅테크 기여율 66.5%
빅테크 상위 7개 기업 PER, 연초 27.6→현재 29.6배
"빅테크 조정 압력이 커질 땐 전체 시장 파급효과↑"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올 들어 미국 빅테크 주가의 강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빅테크가 견인하는 주식시장 강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국금센터)는 빅테크 기업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 주가 상승폭과 전체 시장 영향력이 올 하반기를 거치며 점차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REUTERS
2일 국금센터에 따르면 최성락 주식분석부장, 김희진 책임연구원은 최근 ‘미국 빅테크 주식 주요 이슈 및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상승폭 10.4% 중 상위 빅테크 5개 종목(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메타·구글)의 상승기여율은 66.5%에 이른다. 특히 그중 엔비디아는 전체 시장 상승폭의 38.7%를 기여했다.

국금센터는 앞으로도 빅테크 주가가 실적 호조에 입힘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컨센서스는 빅테크 상위 7개 기업(mag7)의 주당순이익(EPS)은 작년 73% 증가한 데 이어 올해도 4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들 기업들은 강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을 늘리면서 주가 상승을 유도, 향후 배당 목적의 신규 투자자금 유입도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졌다.



다만 국금센터는 빅테크 기업의 높은 실적 성장세에도 주가가 더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올 들어 mag7의 이익전망치가 16% 증가했지만, 주가가 그보다 더 많이 오르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은 연초 27.6배에서 현재 29.6배로 상승했다. mag7을 제외한 여타 S&P500지수의 PER은 18.2배 수준에 그치며 빅테크와 여타 주식 간 밸류에이션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이다. 빅테크 주가급등 영향으로 전체 S&P500 PER도 21배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2020~2021년을 제외하면 닷컴버블 이후 가장 높은 상태다.

일부 소수 종목이 전체 시장 향방을 좌우하는 시장집중도 현상이 1980년대 이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심화됐다는 점도 지적됐다. 전체 S&P500 시가총액 중 mag7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초 16%에서 현재 31%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시장집중이 심화될 경우 주도 종목의 변동성이 확대됐을 때 시장 전체 변동성으로 전이되는 등 시장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금센터는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빅테크 주가의 상승폭과 전체 시장 영향력이 올 하반기를 거치며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국금센터는 “최근 성장 동력이 인공지능(AI) 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것은 리스크 요인”이라며 “빅테크를 제외한 여타 기업들의 실적회복세가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빅테크 조정 압력이 커질 경우 전체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