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유통공룡 월마트·홈디포 '깜짝 실적'…투심 살아나
by김정남 기자
2021.11.17 07:34:48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강보합 마감했다. 예상보다 높은 소매 판매 지표에 투자 심리가 높아졌다.
16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5% 상승한 3만6142.22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9% 오른 4700.9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76% 뛴 1만5973.86을 기록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 역시 0.17% 오른 2405.02에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0.73% 하락한 16.37을 나타냈다.
시장이 가장 주목한 소매 판매 지표는 예상을 깨고 호조를 보였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0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1.7% 증가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4% 증가)를 웃돌았다. 미국 소매 판매는 최근 3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10월 지수는 무려 16.3% 폭증했다.
무(無)점포 소매가게(4.0%), 휘발유(3.9%), 전자기기(3.8%), 건축자재(2.8%), 자동차·부품(1.8%), 스포츠용품·악기·도서(1.5%) 등 전반적으로 소비가 크게 늘었다. 미국 경제의 70% 비중에 육박하는 소비는 전반적인 경기의 척도로 여겨진다.
이는 물가가 급등하고 있음에도 소비 수요는 강하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이후 정부 보조금이 늘고 임금이 오르면서 지출 여력이 생겼다는 게 첫 손에 꼽힌다. CNBC가 인용한 뱅크오브아메리카 통계를 보면, 최근 2년간 대출과 신용카드 지출은 27% 증가했다. 이로 인해 소비는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이날 나온 유통 공룡들의 실적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월마트는 올해 3분기 매출액이 140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354억3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의 경우 1.45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1.40달러)보다 높았다.
대형 주택용품 유통업체인 홈디포의 3분기 EPS는 3.92달러로 시장 전망치(3.35달러)를 상회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월마트는 연료비, 물류비, 인건비 등의 높아진 비용을 (소비자 판매가에) 전가하기보다는 흡수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월마트는 공급망 대란 속에서 병목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전세 선박을 이용해 재고를 확보한 대형 소매 체인 중 하나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역발상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산업 생산도 늘었다.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10월 산업 생산은 전월과 비교해 1.6%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0.8% 증가)를 넘어섰다.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1.594%~1.646%에서 움직였다.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1.6% 안팎을 유지하면서 투자 심리 반등에 일조했다.
최근 증시를 강타하고 있는 전기차 스타트업 주가는 또 올랐다. 이날 루시드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3.71% 폭등한 주당 55.52달러에 마감했다. 포드의 사가총액을 넘어섰다. 리비안 주가는 이날 또 15.16% 급등하며 172.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또 신고점을 갈아치웠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1% 오른 1만6247.86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34% 뛴 7152.60에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다.
반면 영국 런던의 FTSE 100 증시는 0.34% 하락한 7326.97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