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류성 기자
2020.08.01 09:05:53
[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44) [Q&A] 전문 코치를 꿈꾸는 직장인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1)
바야흐로 ‘코칭’이 대세인 시대다. 그래서인지 나처럼 전문 코치가 되려는 직장인들도 많다. 특히 내가 만나는 기업의 리더들과 교육 담당자들이 그렇다. 긍정적인 현상으로 본다. 전업 코치가 되지 않더라도 코칭을 배우면 삶의 비전과 정체성을 찾고 리더십을 함양할 수 있으며, 삶을 충만하게 하고 행복에 일조하니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도 된다. 특히 소일거리가 아닌 생계의 수단으로 전업 코치가 되려는 이들에겐 현실적으로 조언할 게 많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뛰어들면 ‘타인의 변화와 성장을 돕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실제로는 허기진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받아온 질문들을 토대로 전문 코치를 꿈꾸는 직장인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Q&A 형태로 정리해봤다.
Q. 코칭을 공부하면, 전문 코치가 되면 무엇이 좋은가요?
첫째, 내 삶의 비전과 정체성을 명확히 할 수 있다. 나의 경우, 내 삶이 안개 속을 걷던 시절, 코칭이 인생의 전환점이 돼 주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나는 코칭을 공부한 후 스스로에게 가슴 뛰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었고, 꿈꾸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었다. 내가 퇴사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명확하게 정리되었기 때문이었다. 인생을 살면서 자신에게 던져야 할 중요한 질문이 두 가지 있다. 첫째, ‘나는 어떤 존재(사람)가 되고 싶은가?’ 둘째, ‘(그러한 존재가 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이다. 나는 ‘개인과 조직의 변화와 성장을 돕기 위해 글을 쓰고 강의를 하고 코칭을 하면서 훈수를 두는 전문가’로 살기로 했다. 그리고 퇴사 후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둘째, 기업의 경영자?관리자의 경우라면 현 시대에 필요한 코칭 리더십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되며, 밀레니얼과 Z세대의 등장 등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리더십을 재정비할 수 있다. 또한 내 경험상 가족 및 대인 관계 개선, 커뮤니케이션 역량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셋째, 퇴직 후 전문 코치로서 인생 2막을 준비할 수 있다. 최근 40~50대 퇴직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밖에 나오면 할 일이 없는 게 현실이다. 코칭을 배우면 조직에서는 코치형 리더로 후배들의 변화와 성장, 성과 향상을 도울 수 있고, 퇴직 후에는 타인의 변화와 성장을 도우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또한 코칭은 100세 시대에 유용한 직업이다. 코치는 숙성된 와인처럼 연륜과 경험이 쌓이면서 더욱 환영 받는 직업이다. 강사는 50대가 되면 은퇴 수순을 밟지만, 코치는 60~70대에도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다. 실제로 코칭 업계에는 60~70대 노장들이 많다.
Q. 전문 코치가 되려면 코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게 중요한가요?
중요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중요하다”이다. 자격증이 있다고, 자격증 레벨이 높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변호사 자격증이 있다고, 시험 점수가 높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같은 이치다. 자격증 없이 코칭 강의와 코칭을 하는 사람도 있다. 유명 기업의 경영자· 임원, 대학 교수 출신 등 굳이 자격증으로 자신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기업코칭 회사에서 이들을 파트너 코치로 모셔가려고 애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코칭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가 있다. 코칭 과정에서 종종 고객을 실망시키는 경우다. 내가 아는 대기업 CEO로 은퇴한 분도 코칭을 한 세션 진행한 후 퇴짜를 맞았다. 대학 교수로 계신 분도 코칭 성과가 좋지 못했다. 고객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심어주려고 했고, 실컷 조언만 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이들은 ‘경청’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본인은 만족했지만, 고객은 실망했다. 왜? 고객은 자신의 답답한 심정을 제대로 경청하고 공감해 줄 코치, 진심으로 함께 고민을 나눌 코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이들은 그제야 코칭 공부를 제대로 하기 시작했다. 코칭을 잘하려면, 풍부한 경험에 더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코칭 철학과 코칭 스킬(경청, 질문, 칭찬·인정·격려, 피드백 등)이 체화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활동하면 자칫 ‘돌팔이 의사’가 될 수도 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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