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교사 아이들 목소리 건강관리에 최적기

by이순용 기자
2017.07.22 06:08:37

교사, 목소리 과용으로 ''음성혹사증후군''에 취약해..
아이, 쉰 목소리나 말더듬 등을 성장기 증상이라고 간과해선 안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한 달여간의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아이들은 물론 교사들도 취미나 휴식, 여행 등의 계획을 세우게 마련인데, 목소리를 많이 사용하는 교사들이나 학기 내 학교생활로 바빴던 아이들의 경우 평소 소홀했던 목소리 건강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성대결절 진료비 지급자료(2014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교육직 진료 인원은 760명으로 전체 진료 인원 195명에 비해 무려 3.9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직업 특성상 오랜 시간 말을 해야 하고, 큰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음성 과용이나 무리한 발성은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 등의 ‘음성혹사증후군’을 유발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 또한 나이에 맞지 않는 허스키한 목소리나 유난히 작고 떨리는 목소리 혹은 부정확한 발음, 말을 더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눈여겨 봐야 한다. 이러한 증상을 성장기에 나타나는 변화라고 여겨 내버려 두다간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음성 질환의 경우 평소 이상을 느낀다 하더라도 일상생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진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방치해서 악화될 경우 또 다른 문제의 원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느껴진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잘못된 발성 습관으로 인한 ‘음성질환’ 주의

교사가 주의해야 할 음성 질환으로는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 성대부종 등의 ‘음성혹사증후군’을 꼽을 수 있다. 과도한 발성 습관이 주된 원인인데 지속해서 목소리를 사용하거나 큰소리를 지르는 등의 무리한 발성이 성대 점막에 영향을 끼쳐 염증이 생기거나 점막이 두꺼워져서 발생한다. 이때 쉰 목소리가 지속되거나 통증, 이물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아이의 경우 떨리거나 쉰 목소리, 부정확한 발음, 말더듬 등이 나타난다면 주의 깊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먼저 아이의 목소리가 작고 떨린다면 내성적인 성격 탓이 아니라 잘못된 발성 습관으로 후두 근육이 경련을 일으켜서 발생하는 연축성 발성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또 쉰 목소리를 변성기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목소리 과용으로 인한 성대결절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ㄹ’을 ‘ㄷ’으로 발음하는 혀 짧은소리나 ㅅ‘을 ’th‘ 소리로 내는 등의 부정확한 발음 혹은 말을 할 때 첫 말을 반복하고 다음 말이 진행되지 않는 말더듬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가의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정확한 발음이나 말더듬은 성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방학 기간을 활용한 음성언어치료로 개선 가능

이처럼 교사와 아이 모두 다양한 음성질환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평소 목소리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성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성대 마사지를 통해 주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특히 방학 기간을 이용해서는 되도록 목소리 사용을 줄이는 환경을 만들어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

만약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평소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 기간을 이용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전문적인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음성 질환은 발성 습관이 주된 원인이므로 목소리를 낼 때 성대 근육을 제대로 사용하는지, 혀는 올바르게 사용하는지 등을 확인 후 음성언어치료를 통해 올바른 호흡 및 발성을 익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안철민 원장은 “아이들은 이미 발성 습관이 굳어진 성인에 비해 유연한 발성 습관을 가지고 있으므로 한 달 정도의 음성언어치료면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다만 교사의 경우는 이미 음성 질환이 만성화되어 있는 경우도 많고 개학 후 재발할 가능성도 높으므로 성대 보톡스나 필러 등의 시술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