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종오 기자
2016.02.08 11:00:03
인생 역전 노리고 샀던 서민 복권
중산층 이상 복권 구매 비중 ''껑충''
경제적 여유 있을수록 더 많이 사
[편집자주] 지난 한해 복권 판매액은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황에 ‘일확천금’을 노리는 서민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도박’같은 느낌도 있지만 복권의 순기능도 있다. 복권의 이익을 공공수입으로 하고, 공공사업 계획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복권을 ‘강제력을 수반하지 않고 공공재원을 조성할 수 있는 고통 없는 조세’라고 부르기도 했다. 복권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봤다.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이런 우스개가 있다.
부자는 복권을 사지 않는다. 이유는?
“인생이 한방에 ‘역전’될까 봐(가난해질까 봐)”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농담이 딱 맞아떨어지진 않는다. 소득이 높을수록 복권을 더 사서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복권 판매 금액은 3조 5551억원으로, 1년 전(3조 2827억원)보다 8.3% 늘었다. 2003년 4조 2342억원을 판매한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이 팔린 것이다.
현재 복권 판매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로또 복권의 경우 2002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복권이 삶이 팍팍할수록 잘 팔리는 대표적인 ‘불황 상품’임을 고려하면 작년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한겨울이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서민이 주로 ‘인생 역전’을 노리고 복권을 샀다고 하기엔 어폐가 있다.
복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전국 만 19세 이상 국민 1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복권 구매자의 55.3%는 월평균 소득 400만원 이상 가구에 속했다. 이 비율은 2014년 40%에서 1년 새 무려 15.3%포인트 급증했다.
4년 전인 2011년에는 32.8%에 불과했다. 중산층 이상인 가구의 복권 구매 비중이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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