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가보다 성장` 기우는 이유는

by민재용 기자
2012.02.19 15:32:37

은행 지준율 두 달만에 추가 인하
예정된 권력교체도 성장정책 선택의 배경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던 중국이 아직은 성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듯 보인다. 

향후 중국의 물가상승률은 차음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경제 성장 둔화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 올해 권력 교체를 앞둔 중국의 정치 상황도 경기 부양 의지 강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18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지급준비율을 오는 24일부터 기존 21%에서 20.5%로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3년 만에 지준율 내린 데 이어 두 달여 만의 재인하 조치였다.


추가 조치가 나온 건 지난달 중국 무역 규모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중국의 경기 성장 둔화 움직임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등의 영향으로 최악의 경우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8%대를 밑도며 중국 경제가 경착륙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9.2%에 못 미치는 8% 중·후반대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가 중국 정부의 본격적인 경기부양 움직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세만 지속된다면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물가보다 성장을 택하고 있는데엔 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5%로 다소 높았지만 이는 춘절이라는 계절적 요인에 인해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설명된다. 또 이달 들어 식료품 가격 등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2월에는 물가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연간 물가 상승률이 3%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정도라면 굳이 긴축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중국이 올해 정치권력 교체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성장 기조를 택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4세대 현 후진타오 지도체제에 이어 5세대 시진핑 지도체제가 들어서는 올해,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안정적인 권력 교체에 방해가 돼 중국 정부가 더 강한 부양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시진핑 국가 부주석은 `성장과 개방`을 골자로 하는 정책적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권력 교체가 예정된 10월까지는 중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부양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