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잘 달리는 현대·기아차 `이제 우린 해외파`

by정재웅 기자
2011.02.07 08:58:00

증권가, 현대·기아차 1월 실적 ''호평''..향후도 ''기대''
현대차, 내수·수출 모두 ''신차효과''로 판매 확대
기아차, ''K5·스포티지R''로 지속 성장..실적 모멘텀 ''유효''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우리는 아직 배고프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의 이 한마디는 온 국민을 열광케 했다.

고작 16강 진출이 목표였던 한국 대표팀이 강적들을 물리치고 8강을 넘어 4강에 까지 오른 마당에 아직도 배고프다니. 그만큼 한·일 월드컵은 우리 국민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계기가 된 희대의 사건이었다.

9년이 지난 지금. 비록 축구는 아니지만 다른 분야에서 과거 한·일 월드컵의 영광을 재연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산업이다.

지난 1일 일제히 발표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지난 1월 판매실적은 히딩크 감독의 그것과 딱 맞아 떨어진다.

특히 이젠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히 제 이름값을 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현재 모습은 9년전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을 연상케 한다.

그래서일까? 증권가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 1월 판매실적에 대해 호평을 쏟아 냈다. 자동차 산업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이다. 그런만큼 1월의 판매실적은 올 한해의 판매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지난 1월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신차효과를 이어가며 만족스런 판매실적을 거뒀다. 아울러 향후에도 이같은 호실적은 계속 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박영호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7일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신차의 주문 확대와 재고 부족에 의한 선순환 구조에서 수출이 늘어 해외 소매판매 호조의 긍정적 신호로 판단된다"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1월 국내 출하는 기존 예상 대비 뚜렷한 호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1분기중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신차의 해외판매 호조 모멘텀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현대차의 아반떼 MD와 YF 소나타, 기아차의 K5 등 신차의 재고 확충이 마무리되고 계절적 여건이 호전되는 3월부터의 판매가 특히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또 "현대차의 경우 그랜저 신형(HG)의 내수판매 강세도 예상된다"며 "역시 계절적 여건이 호전되는 3월부터의 판매 호조와 Sales mix 개선에 뚜렷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1월 판매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수출 중심으로 호조를 보여 올해에도 실적 모멘텀이 유효하다"면서 "국내(1월 현대차 그랜져HG, 2월 벨로스터) 및 미국(1월 현대차 아반떼MD, YF 하이브리드·기아차 K5)에서의 신차 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려했던 엔화 약세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강세로 반전됐고 국제 유가 급등할 경우 중소형차 중심의 수요구조가 지속될 수 있어 국내업체들의 글로벌 강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함께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기아차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이상현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선 성공적인 국내 판매를 보인 기아차 K, R시리즈의 올해 글로벌 판매 증가를 기대한다"며 "특히 K5와 스포티지R의 글로벌판매는 50만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볼륨차종이 증가하면서 믹스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올해 30만대 이상 판매 차종이 포르테외 스포티지가 추가되고, 중형 승용 비중도 8%에서 14%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기아차 실적을 보면 현대차와의 수익성 격차가 1년이내로 줄어들고 있다"며 "올해도 우수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