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26.02.02 05:00:00
1·29 주택 공급대책을 두고 서울시와 과천시 등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주 서울 등 수도권에 6만 가구를 공급하는 대책을 내놨다. 그러자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태릉골프장을 두고 서울시가, 과천 경마장 부지를 두고 과천시가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가 ‘영끌’하는 심정으로 주택공급을 한 채라도 더 늘리려 애쓴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사전에 지자체와 이견을 조율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지금이라도 이견을 좁히는 논의를 이어가기 바란다. 나아가 향후 추가 대책을 짤 때는 민간 공급을 중시해 달라는 지자체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난해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주택 135만 가구를 착공하는 9·7 공급대책을 내놨다. 이번에 나온 6만 가구는 그 후속 대책이다. 전문가들은 집값 폭등을 공급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췄다가 대실패로 끝난 문재인 정부가 반면교사다. 사실 이재명 정부도 ‘문 정부 시즌2’를 늘 경계해 왔다. 따라서 정부가 공급에 의욕을 보인 것 자체는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정책 파트너이자 각종 인허가권을 쥔 지자체들과의 관계다.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경우 서울시는 현실적인 상한선으로 8000 가구를 제시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1만 가구를 밀어붙였다. 서울시는 국제업무지구를 글로벌 비즈니즈 허브로 키우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한다. 태릉CC 개발은 거의 재탕이다. 문 정부 때도 추진했으나 환경단체와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정부가 종묘 앞 고층 세운상가 재개발에 제동을 걸면서 역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태릉·강릉 근처에 6800가구를 짓겠다는 것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
땅은 고무줄처럼 늘릴 수 없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알짜 택지를 새로 발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대안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공급량 확대다. 지난해 11월까지 서울에서 준공한 아파트 4만 7000 가구 중 3만 가구가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됐다. 민간 재건축에 힘을 실어주면 자연 공급이 늘어난다. 정부가 혼신의 힘을 쏟으려는 것은 이해하지만 공공주도형 공급 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