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2020년 이후 첫 금리 인하…연내 추가 인하는?

by이소현 기자
2024.08.02 08:03:01

영란은행, 기준금리 연 5%…0.25%p↓
베일리 총재 "인플레 압력 완화"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완화 기조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1일(현지시간) 런던의 영란은행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가 언론에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OE는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5.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날 위원회에 참석한 위원 9명 중 5명이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했다.

BOE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경기 부양을 위해 사상 최저인 0.10%로 낮춘 이후 처음이다.

그간 BOE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8월까지 14회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한 이후 올해 6월까지 7차례 연속 동결했다. 영국 기준금리는 2008년 4월(연 5.25%) 이후 16년 만의 최고 수준이었다.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충분히 완화돼 오늘 금리를 인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5, 6월 두 달 연속 BOE의 공식 목표치인 연 2%였다.



다만 베일리 총재는 이번 결정을 발표하면서 이번 조치로 인해 급격한 추가 인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일리 총재는 “우리는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해야 하며, 금리를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인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BOE가 연말까지 차입 비용을 한두 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금리 기대치를 밀접하게 추종하는 2년물 국채수익률은 0.12%포인트 하락한 3.69%를 기록해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0.6% 하락한 1.2772달러로 4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FT는 BOE가 4년여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노동당 정부의 약속에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BOE의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이후 물가 급등이 종식됐다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확신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FT는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주요 중앙은행 중 최초로 금리를 인하했다. 지난 6월에 기준금리를 연 4.25%로 0.25%포인트 인하했고 7월에는 동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지난달 31일 종료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