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23.12.22 07:52:15
하나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완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4월께 물가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며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2일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올해 정도의 임금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가계 소득 여건이 개선되고 기업들이 인건비를 제품가격에 전가하며 물가 선순환이 나타나 통화정책 정상화를 유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완화적인 정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엔화는 평가절하되고 장기금리가 하락했다. 지속적인 금융 완화가 필요하다는 종전의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마이너스 금리 종료에 대한 시그널을 제시하지 않아 회의 결과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 연구원은 “12월 초 참의원 반기 보고에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연말부터 내년까지 통화정책을 다루는 것이 더욱 도전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불거졌는데, 해당 발언은 전반적 업무에 대한 것이고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답해 향후 출구전략의 명확한 경로가 부재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BOJ가 완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2%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며 “현재 일본 소비자물가는 10월 전년비 3.3%로 BOJ의 물가 목표(2%)보다 높으며, 작년 7월 이후 꾸준히 3% 이상의 물가 수준을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BOJ는 작금의 물가 상승이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가격 전가 영향이라며 과소평가하고, 출구전략을 위해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이 강화되고 기조적인 물가 상승이 전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BOJ는 일본 경제가 펜트업 수요 가시화 등으로 내년에도 완만한 회복세를 시현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예상 경로대로라면 물가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BOJ는 너무 이른 정책 변경의 리스크가 너무 늦은 리스크 보다 크다고 판단해 지금이 디플레이션을 완전히 탈피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어 내년 3월 춘투 임금 협상과 물가 전이 과정을 확인하면서 출구전략을 모색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올해 춘투 협상에서 임금상승률은 1994년 이후 가장 높은 3.6%를 기록했으며, 전국노조연합은 내년 임금상승률 목표를 5%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전 연구원은 “급여 인상을 장려하는 기시다 정부는 총 급여액을 5% 이상 인상하는 대기업에 법인세액 공제율을 높여주기로 했으며, 구로다 하루히코 전 BOJ 총재는 2% 물가 목표 달성에 합당한 기본급 인상률이 3% 정도라고 언급했다”면서 “내년에 올해 정도의 임금 인상이 현실화된다면 가계 소득 여건이 개선되고 기업들이 인건비를 제품가격에 전가하며 물가 선순환이 나타나 통화정책 정상화를 유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는 “1, 4, 7, 10월에 분기 경제전망이 발표되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4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