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제약, 아멜리부·레바케이 업고 매출 2000억 최초 돌파 확실
by나은경 기자
2023.01.12 14:00:03
1947년 창립 이래 연매출 2000억원 돌파는 처음
1Q 출시 아멜리부·레바케이, 올해 300억원 팔릴듯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안과의약품 전문제약사 삼일제약(000520)이 창립 76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사상 최초로 매출 2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1분기 중 국내시장에 출시될 ‘아멜리부’와 ‘레바케이’가 매출 견인의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아멜리부는 국내 첫 출시되는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다. 레바케이 역시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바미피드의 개량신약으로 해당 성분 안질환 치료제로는 국내 첫 출시 의약품이다. 각각 시장규모만 수백억원에 달해 시장선점을 통한 국내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등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멜리부는 지난해 5월, 레바케이는 지난해 6월 각각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식약처 허가를 마친 아멜리부와 레바케이를 이르면 1분기 중 국내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의약품 모두 국내시장에서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기준인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한다. 증권업계에서도 올해 아멜리부와 레바케이의 매출을 각각 100억원, 200억원 이상으로 예상한다.
업계에서는 삼일제약의 지난해 연 매출액을 17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다른 품목에서 매출 하락이 크지 않다는 가정 아래 아멜리부와 레바케이가 예상목표 매출액을 달성하면 올해는 2000억원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이제 막 출시 3년차에 접어든 녹내장 치료제 ‘모노프로스트’와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스타시스’가 성장에 기여할 경우 2500억원에 가까운 매출액 달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2021년 기준 삼일제약이 판매하는 의약품 중 연 매출 100억원을 넘는 품목은 소염진통제 ‘노스판패취’(121억원)와 위장관운동조절제 ‘포리부틴’(106억원) 두 가지다. 만약 아멜리부와 레바케이가 첫 해 매출액 100억원을 넘긴다면 단숨에 삼일제약의 매출 톱3 품목으로 올라서게 됨은 물론, 삼일제약은 블록버스터 의약품 4종을 보유한 제약사가 된다.
‘부루펜 깜짝효과’에 그칠 수도 있었던 영업이익률이 근본적으로 개선될 가능성도 높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일제약이 자체개발한 부루펜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2021년 0.7%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8배 이상 치솟았을 것으로 예상한다. 레바케이 역시 삼일제약이 자체개발한 개량신약으로 자사 매출 1위 품목인 노스판패취보다 마진율이 높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재유행 및 재택치료 영향으로 부루펜 매출이 늘어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됐다”며 “올해 부루펜 효과가 사그라들더라도 레바케이 매출이 기대치를 충족할 경우 지난해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오른쪽)과 허승범 삼일제약 회장(왼쪽)이 마케팅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일제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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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해 지난해 삼일제약에 국내 판권을 넘긴 아멜리부는 제넨텍이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다. 2020년부터 주요국에서 루센티스의 특허가 만료되기 시작하면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이 치열한데 한국에서는 아멜리부가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중 가장 먼저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후발주자인 종근당의 ‘루센비에스’도 상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아멜리부보다 식약처 허가 시점이 5개월여 늦었던 만큼 출시일정에서도 비슷한 격차가 예상된다.
의약품 조사기업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루센티스 시장 규모는 351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아멜리부가 국내 시장 점유율의 3분의 1가량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멜리부는 46만3773원에 급여상한액이 책정돼 오리지널 약인 루센티스(82만8166만원) 대비 가격이 57% 수준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시장에 먼저 출시돼야 더 많은 다국가 실처방 데이터를 쌓기 유리하므로 시장선점으로 인한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레바케이는 국내 첫 출시되는 레바미피드 성분의 안구건조증 치료제다. 삼일제약과 국제약품이 공동개발해 각각 ‘레바케이’, ‘레바아이2%’라는 제품명으로 1분기 중 함께 출시될 예정이다. 그동안 히알루론산과 디쿠아포솔나트륨 성분이 양분해 온 국내 안구건조증 시장을 레바케이가 첫 해 얼마나 가져올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다.
레바미피드는 기존에 위궤양 및 위염 치료제로 주로 쓰였다. 하지만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개발되면서 히알루론산, 디쿠아포솔나트륨 등으로 이뤄져 증상완화제가 대부분이었던 안구건조증 시장에서 근원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히알루론산 제제가 올해 급여재평가 대상에 오르면서 레바케이의 첫 해 매출 증가속도도 가팔라질 전망이다. 삼일제약 역시 히알루론산 제제 안구건조증 치료제 ‘히아박’을 판매하고 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2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에 불과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점안제 보험 적정성 재평가가 이뤄지면 레바케이가 인공눈물 시장을 점진적으로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히아박, 레스타시스를 삼일제약이 자체개발한 레바케이가 대체하게 될 경우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