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상승 지난 6월과 달라…숨 고르기 열려"

by이지현 기자
2021.09.30 08:14:55

하나금융투자 보고서
6월과 달리 중장기 구간의 금리 크게 상승해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글로벌 금리가 일주일 사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글로벌 증권 시장이 힘을 못 쓰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연방준비제도가 결정적 트리거를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기술적인 숨 고르기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봤다.

30일 하나금융투자 등에 따르면 9월 FOMC 이후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1.303%에서 1.539%까지 23.6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8월 후반부터 상승 중이었던 독일의 10년 국채금리 역시 12.5bp 추가 상승했다.

박승진 하나금투 연구원은 “델타 변이에 대한 경계 약화와 경제 정상화 기대가 높아진 가운데 단기 불확실성 요인들이 약화됐고, 독일 총선과 같은 대외 요인들까지 금리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시켜 놓은 상황에서 FOMC와 연준이 금리상승의 결정적 트리거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테이퍼링 경계가 단기금리 상승, 중장기금리의 하락으로 반영됐던 지난 6월과 시장 반응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그 배경에는 펀더멘털에 대한 인식 차이도 크게 자리하고 있다.



최근 연준 인사들은 테이퍼링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추가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여줄 수 있는 모습들을 더해주고 있다.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공급 요인의 물가상승 압력에 대해 언급하는 동시에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이 약화될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매파적 성향을 보여왔던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와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가 연준 총재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박승진 연구원은 “두 총재가 제외될 경우 당장 2022년 점도표의 중간값은 현 수준으로 다시 내려오게 된다”며 “향후 정책 변화에 있어서도 중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충분히 높여가는 스탠스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금리상승이 매우 빠르게 진행됐던 만큼 기술적인 숨고르기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델타 변이 극복 이후의 경제지표 반등, 인프라 정책 기대, 기대인플레이션 형성 요인들이 하단을 다시 채워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매수포지션과 플래트닝을 중심으로 구축됐던 수급 부문의 언와인딩 수요 역시 마찬가지”라며 “지금까지 보여온 연준의 스탠스를 생각해보면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도높은 긴축이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짚었다. 이어 “연말까지 미국의 10년 국채금리가 1.65~1.70% 수준까지 점진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9월 고용보고서가 변수가 될 수 있으나 속도의 이슈로 제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