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이야기]서울경마 중흥기 이끈 명마 '클린업조이'…은퇴 후에는?
by이진철 기자
2019.01.12 08:00:00
2016년 그랑프리 우승, 렛츠런파크 서울의 자존심
렛츠런팜 제주 관상마로 남은 여생 보낼 예정
| 2016년 12월18일 그랑프리(G1) 우승 당시 함완식 기수와 클린업조이. 한국마사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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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진정한 챔피언으로 불렸던 ‘클린업조이(미국, 거, 8세, R125)’가 은퇴한다.
‘클린업조이’는 통산전적 32전 1위 15회, 2위 9회, 승률 46.9%, 복승률 75.0% 연승률 84.4%를 기록하며, 역대 최강의 외산 명마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다리부상으로 더 이상 경주출전은 무리라는 진단에 따라 최종 은퇴가 결정됐다. 오는 20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은퇴식을 갖고 경마장을 떠난다.
2013년 가을 데뷔 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다 지난 2016년부터 각종 경마대회를 휩쓸며 무적행진을 펼쳐온 ‘클린업조이’는 유독 열혈 팬들의 큰 관심과 인기를 모았다. 클린업 시리즈 ‘마주팬덤’을 형성한 특별한 명마이기도 하다.
당시 서울경마장의 성적부진과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클린업조이’는 특유의 강한 끈기와 추입력으로 2016년 KRA컵 클래식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그해 그랑프리 우승컵까지 거머쥐는 등 기염을 토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특히 3년 연속 도전 만에 그랑프리 우승의 꿈을 이룬 ‘클린업조이’의 그랑프리 제패는 서울경마의 우승에 목말라하던 팬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하며 렛츠런파크 서울의 자존심과 같은 존재로 각인됐다. ‘2016 연도대표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클린업조이’는 능력마답게 사회공헌활동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민형근 마주는 우승할 때마다 ‘클린업조이’의 이름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기부에 나섰다. 그동안 소아암 어린이들과 시각장애 유아학교 건립 등을 후원해 왔으며, 최근에는 시각장애 어린이들에게 점자학습기를 선물했다. 지난 2017년 국내 최초 시각장애 유아 특수학교인 서울효정학교가 개교했고, 이곳 학교에는 ‘클린업조이’ 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7세에 접어들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인 ‘클린업조이’는 최근 다리 건(腱)이 70% 손상되었다는 말 보건원의 진단을 받아 결국 은퇴수순을 밟게 되었다. 거세마인 ‘클린업조이’는 탁월한 능력에도 생산 환류가 불가능해 은퇴 후 거취에 대해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클린업조이’의 민형근 마주는 “클린업조이와 함께해온 지난 5년여의 시간을 잊을 수 없다”며 “팬들의 뜻에 따라 마사회에 관상마로 기증해 경마발전에 기여해온 ‘클린업조이’의 영광을 기리고, ‘클린업조이’를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이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클린업조이’는 입증된 능력으로 한국경마에 기여한 바가 크기 때문에 은퇴 후 렛츠런팜 제주에서 관상마로서 지내게 될 예정이다.
한편 20일 치러질 예정인 ‘클린업조이’의 은퇴식에서는 경마팬 대표가 ‘클린업조이’의 행복한 여생을 기원하며 마명이 각인된 ‘굴레’를 선물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효정학교에서는 기부천사 경주마로 활약했던 ‘클린업조이’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