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이폰 기대감 높이는 애플..iOS12 베타버전 써보니

by김혜미 기자
2018.08.05 11:52:23

쉽고 빠른 사진 편집·검색..시리 숏컷 300여개 추가
스크린타임으로 사용습관 점검..가족 전용 기능 도입
스스로 나만의 미모지 설정..이용자간 AR 경험 공유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애플이 올가을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iOS12 퍼블릭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iOS12는 사용자의 이용습관을 점검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한편 AR(증강현실) 기능이 한층 강화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여러가지 앱을 동시에 사용했을 때 속도를 현저히 높였다는 점인데, 아이폰5S까지도 속도 향상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직접 베타버전을 설치해 사용해봤다.

스마트폰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사진 촬영’이 된지는 이미 오래됐다. 사진을 촬영하고 곧바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공유하는 것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나만의 더 멋진 사진을 만들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iOS12는 ‘포 유(For You)’ 피드에서 사진 효과나 공유대상 등을 추천해준다. 예를 들어 사람을 촬영할 때는 인물사진 모드를 추천,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원치 않으면 무시하면 된다.

사진 검색과 공유도 더 쉬워졌다. 사진 검색은 특정 인물로 찾을 수도 있지만, 특별한 순간이나 장소로도 검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나이트클럽이나 퍼레이드, 음식, 사막, 산, 골프 같은 주제로 스스로 인식해 사진을 분류하고 찾을 수 있게 해준다. ‘공유 추천’ 기능을 사용하면 누구와 어디서 찍었는지를 감안해 해당 인물들에게 사진을 공유할 것인지를 추천하고 간단히 탭만 하면 사진 전송이 가능하다.

iOS12에서는 앨범 속 인물의 얼굴을 스스로 분석, 묶음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해당 폴더에는 이름만 추가하면 된다.
시리는 한층 더 똑똑해졌다. 개인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을 학습해 첫 화면에서 행위를 추천한다. 매일 오전 8시에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있다면, 해당 시간에 맞추어 ‘자바 칩 프라푸치노’를 추천해주거나 자주 가는 점포에서 하는 이벤트를 보여준다. 미리 입력해둔 스케줄을 인식하고 교통시간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시리는 이제 애플 자체 앱 외에 제 3의 개발사들이 개발한 앱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자신의 음성을 녹음해두면 해당 앱을 열고 명령어를 말하는 것 만으로 사용 가능하다. 완벽한 문장을 말하지 않아도 되는 시리 단축어(숏컷)는 9월 정식버전 배포 때 300개 이상의 명령어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과 일본 등 기기와 대화하는 것에 상대적으로 거부감을 느끼는 아시아인들에게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인정보 활용문제와 관련해 애플은 시리가 철저히 개인의 온디바이스(On Device)를 토대로 하며 정보가 전송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스크린 타임’은 익히 알려진 대로 기기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한 시간에 스마트폰을 몇 번이나 들어올리는지, 알림은 얼마나 자주 오는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정 앱이나 카테고리별, 시간별로 사용 제한을 걸어 총 사용시간을 관리할 수도 있다.

수치는 일일은 물론 주간 리포트로도 제공된다.



iOS12가 주목받았던 것 중 하나는 아이들의 사용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가족을 위한 스크린타임 설정’ 기능이다. 특정 앱이나 게임 같은 카테고리별로 지정할 수 있는데, 사용시간이 지나면 앱은 비활성화되고 터치해도 열리지 않는다.

설정 방법은 부모가 아이의 기기에 직접 비밀번호를 걸거나, 아이클라우드에 가족 공유그룹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원격으로 지정할 수 있다.

다만 하루에 한 번 부모에게 추가 시간을 요청할 수 있다. 이때 부모가 거절하면 이날은 더이상 요청도 할 수 없다.

(왼쪽부터)iOS12는 같은 곳에서 발송한 알림을 잠금화면에서 묶음으로 제공하고, 스크린타임을 이용해 스스로 이용습관을 확인할 수 있으며 주식앱은 관심종목을 등록하면 주가 움직임과 관련 뉴스가 묶음으로 나오도록 바뀌었다.
애플은 애니모지(한국에서는 애니모티콘) 캐릭터로 호랑이와 코알라, T-렉스, 유령 등 4가지를 추가했으며 사람 얼굴을 나타내는 미모지도 새로 공개했다. 미모지는 정해진 얼굴이 없고 스스로 얼굴형과 눈, 코, 입, 눈썹, 귀 모양까지 스스로 설정해야 한다.

애플이 경쟁사와 달리 자신의 얼굴을 스스로 설정하도록 한 데는 ‘내가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자신의 실제 모습과 가장 유사하게 표현할 수도 있지만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숨겨진 나의 자아를 표현하거나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다.

미모지는 윙크를 하거나 혀를 내미는 모습까지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게 세밀해졌다. 32명까지 확대된 그룹 페이스타임은 물론 페이스타임 메시지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처음 미모지를 공개했을 당시보다 iOS12 베타버전에서 눈과 눈썹 등을 더 다양화해 선택권을 넓혔다. 정식버전에서는 베타버전이 그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기자의 얼굴을 미모지로 만들어본 것. 왼쪽이 가장 닮은 모습으로, 오른쪽이 장난스런 느낌을 주기 위해 만든 모습. 미모지는 혀를 내밀거나 윙크하는 등의 좀더 자연스런 모습 표현이 가능해졌다.
애플은 주요 IT업체 가운데 AR에 가장 많은 공을 들여온 업체다. 이전에도 메저(Measure) 같은 앱을 활용하면 아이폰 하나만 갖고도 주변의 테이블이라든지 도구의 사이즈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했다.개발자들을 위한 AR 앱 개발 플랫폼 ‘AR키트 2.0’부터는 이용자들끼리 ‘공유 경험’을 가질 수 있게 된다. AR키트 2.0은 장난감이나 조각상 등의 3D 객체 탐지를 가능하게 해 여러 명이 동시에 같은 가상 물체를 보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AR 관련 기능은 아직도 일상 속에서 누구나 사용하기에는 부족해보인다. 특별히 의식하지 않으면 잘 사용하지 않게 되고, 앱 숫자가 적고 쓸만한 앱은 대부분 유료인 경우가 많다. 애플은 AR키트 2.0 이후로 제 3의 개발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AR 앱 개발에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다.

한편 iOS와 맥OS의 연결성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iOS12와 함께 공개된 맥 모하비OS는 주식과 음성 메모 등의 앱이 추가돼 아이폰에서 설정한 그대로 동기화된다. 새롭게 디자인된 맥 앱스토어는 iOS에서 영감을 받아 비슷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iOS12는 아직 베타버전인 만큼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며, 올 가을 새 아이폰 출시와 함께 정식버전이 업데이트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