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건설이슈] 세번째 고배 마신 압구정 재건축, 사업 장기화될까

by김기덕 기자
2017.11.25 09:00:00

단지 내 역사문화공원 건립·압구정역 인근 종상향 ‘논란’
내년 초 재건축추진위원회 구성 “최고층수 주민투표 실시”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부촌 1번지’ 압구정 지역의 재건축 밑그림이 될 압구정 지구단위계획안이 또다시 서울시 심의에서 퇴짜를 맞았습니다. 올 5월과 7월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압구정 아파트지구를 묶어 통합 개발하겠다는 지구단위계획 발표 이후 사업은 결국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쟁점이 되는 사항을 놓고 서울시와 주민들 간 입장차가 워낙 커서 사업이 예상보다 훨씬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압구정 재건축 사업은 강남 지역에 남은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가장 정비사업 규모가 큰 편에 속합니다. 지구단위계획은 강남구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 115만㎡를 묶어 주거와 함께 상업·교통·기반시설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압구정 현대·한양·미성아파트 등 1만여 가구가 거주하는 24개 아파트단지와 SM엔터테인먼트 본사,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등이 9개의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눠 정비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풀어야 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크게 아파트 최고층수, 단지 내 역사문화공원 건립, 초등학교 이전 문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당장 이번 서울시 심의에서는 압구정초등학교 이전 여부가 쟁점이 됐습니다. 서울시는 도로계획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압구정초등학교를 성수대교 방면으로 300m가량 이전하는 지구단위계획을 세웠지만, 멀어진 통학거리를 이유로 주민들 반대가 심한 상황입니다. 이미 압구정 아파트 주민 2700여명은 초등학교 이전 반대 성명을 강남구청에 전달했다고 합니다.



압구정 구현대아파트 내 들어설 예정인 역사문화공원을 두고도 주민들 반발이 거셉니다. 서울시는 압구정 구현대아파트 뒤편인 12, 13동 한강변 인근에 약 2만 6440㎡ 규모로 역사문화공원 조성을 추진 중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단지 핵심 입지 내 공원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압구정역 인근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 45층 이상 랜드마크 주상복합건물을 짓는 방안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압구정 재건축추진위는 당초 서울시는 압구정역 1번 출구 인근을 종상향해 45층 이상의 건물 건립을 약속했지만, 최근 35층 이하로 돌연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압구정 재건축 추진위는 최근 은마아파트와 같이 최고층수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