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中뉴코아로 티니위니 공백 메운다…600억 이상 투자

by이재호 기자
2016.10.26 06:50:00

29일 청두 2호점 오픈
합작사 설립후 리뉴얼
中법인 실적개선 기대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이랜드그룹이 올해만 초기비용 60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중국 유통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내년부터 매출규모를 조(兆)단위로 늘려 핵심 브랜드인 티니위니 매각에 따른 실적 감소분을 상쇄해 나갈 계획이다.

오는 29일 중국 청두에서 오픈 예정인 이랜드 뉴코아몰 2호점 전경.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오는 29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 면적 3만㎡의 뉴코아몰 2호점을 개점한다. 지난 9월30일부터 시범영업을 진행 중이다. 현지 유통기업인 화롄(華聯)이 보유한 백화점을 리뉴얼한 것으로 향후 20년간 위탁운영을 하게 된다. 연간 최저 임대료는 20억원, 4년마다 3%씩 인상되는 구조다. 올해 말까지는 임대료를 면제받는다. 앞서 이랜드는 지난 1월 팍슨(百盛)그룹과 손잡고 상하이에 팍슨-뉴코아몰을 처음 열었다. 9개월 만에 2호점을 오픈한 셈이다. 연내 창춘·난창·지린·칭다오·스좌장·선양 등에 추가로 개점할 계획이다. 난창의 팍슨 백화점과 창춘 유라시아(毆亞) 백화점은 영업을 중지하고 리뉴얼 작업에 돌입했다.

이랜드는 중국 유통기업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현지 백화점을 뉴코아 쇼핑몰로 전환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팍슨과는 자본금 200억원 규모의 합작사를 만들었다. 팍슨-뉴코아몰 개점 과정에서 이랜드가 지출한 금액은 합작사 지분(49%) 출자금(100억원)과 임대료·인테리어(50억원) 등 150억원 수준이다. 창춘 유라시아그룹과도 자본금 170억원을 절반씩 출자해 합작사를 세웠다. 상하이를 제외한 지방 도시에 뉴코아몰 1개 점포를 내는 데 대략 70억~80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이랜드가 올해 중국 유통사업 확대에 투자하는 비용은 600억~700억원 안팎이다.

다만 내년부터는 큰 지출을 하지 않고도 점포를 늘려 나갈 수 있다. 합작사에 투자한 자본금과 기존 점포 운영으로 확보한 이익을 활용해 추가 점포를 설립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합작사를 만드는데 초기비용이 투입되지만 후속 점포를 내는 비용 부담은 크지 않다”며 “지방 도시의 경우 임대료가 20억~30억원으로 저렴한데다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도 합작사를 통해 지출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랜드 뉴코아몰로 리뉴얼 중인 중국 난창의 팍슨백화점 전경.


이랜드는 중국 유통사업의 성장성과 경쟁력이 알짜 자산인 티니위니 매각에 따른 손실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패션기업 V-그라스에 매각키로 한 티니위니의 연 매출은 4000억원 수준. 중국법인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 정도다. 상하이 팍슨-뉴코아몰의 올해 매출 예상치는 1200억원이다. 비슷한 규모의 점포 4~5개만 운영해도 매출 감소분은 상쇄할 수 있다. 이랜드는 2020년까지 중국내 뉴코아몰을 100개로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단기간내 조단위 매출을 올리는 주력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패션사업의 하락세가 완연한 가운데 유통사업은 새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패션사업에 주력해 온 중국법인 영업이익률은 15~20%를 유지하다 지난해 8%대로 추락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성 제고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 e커머스시장 성장을 감안해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 기법을 새로 도입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패션사업이 어려운 처지인 것은 사실인 만큼 유통사업 성공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중국법인의 기업가치도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이랜드는 중국법인인 이랜드패션차이나홀딩스의 프리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왔다. 최근 티니위니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을 대거 확보하면서 프리 IPO 작업이 지지부진해졌지만 전면 중단된 것은 아니다. 중국법인의 실적 개선은 프리 IPO를 재추진할 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당장 중국법인의 프리 IPO를 재개할 가능성은 낮지만 문이 완전히 닫힌 것도 아니다”며 “유통사업 확대는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