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문화파워] 어둠 속 불씨 살린 '한강'과 '태후'

by김은구 기자
2016.10.07 06:14:30

-''문화계 파워 100인에게 묻는다 2016년 문화계는''

‘조성진’부터 ‘송중기’까지. 올해는 문화의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확인한 해였다. 그 중심에는 소설가 한강이 자리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유럽에 몰린 클래식계 시선을 한국에 집중시켰고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은 K발레의 저력을 선보이며 진정한 문화리더의 역할을 보여줬다.


[이데일리 김은구 기자] ‘한강’과 ‘태양’이 올해 문화계 최대 화두로 꼽혔다. 이데일리 창간 16주년을 맞아 문화부와 연예스포츠부 공동으로 ‘문화계 파워 100인에게 묻는다 2016년 문화계는’이란 제목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는 소설가 한강과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거둔 성과와 이변으로 압축됐다.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을 수상한 한강이 ‘올해 최고의 문화리더’의 자리에 올랐고, 그 영예를 안겨준 소설 ‘채식주의자’가 ‘올해의 책’ 부문 1위에 선정됐다. 이는 이변으로 토대를 이룬 성과라 할 만한데 소설가와 그의 작품이 문화계를 선도하는 ‘문화리더’를 휩쓴 것 자체가 한국사회에서는 특별한 일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대중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화두와 과제를 이끌어낸 끝에 ‘올해 최고의 문화상품’에 선정된 것 역시 이변이라 할 만했다. ‘태양의 후예’는 매주 회당 70분 2회 분량을 촬영·편집해 방송하며 ‘생방송 드라마’라는 말까지 듣고 있는 국내 드라마 제작시스템에서 드물게 사전제작으로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문화와 대중문화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대한민국 문화계를 이끄는 100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2016년 ‘최고의 문화리더’와 ‘최고의 문화상품’을 묻고, 부문별로 책·미술전시·공연·가요·방송·영화 등에서 올 한 해를 대표한 문화상품을 선별하게 했다. 이어 올해 문화계를 달군 이슈, 내년에 전개될 문화계 전망을 복수응답하게 했다.

그 결과로 취합한 ‘올해의 문화리더’에는 한강 외에도 바둑기사 이세돌, 피아니스트 조성진 등이 도드라져 뜨거웠던 문화현장을 대변했다. 또한 ‘태양의 후예’의 배우 송중기·송혜교, 극본을 공동집필한 김은숙·김원석 작가, 제작사 NEW의 김우택 대표까지 이름을 올려 올 한 해 문화계를 강타한 파급력을 가늠케 했다. ‘올해의 문화상품’에는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연 ‘이중섭 전’, 국내 관객동원은 물론 해외서까지 호평을 이끌어낸 영화 ’부산행’ ‘곡성’ 등을 선정해 다채로운 문화계 판도를 반영했다.

한국에서 ‘한강’과 ‘태양’은 내일의 희망을 상징해온 단어다. 그만큼 올해 문화계에는 경사가 많았다. 하지만 파워 100인이 꼽은 ‘2016 문화계 이슈’와 ‘2017 문화계 전망’에는 어두운 진단이 많았다. 연이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연예계 스타들의 ‘성추문’, 이우환·천경자 화백 등의 미술품 위작논란을 비롯해 가수이자 미술가로 유명세를 탔던 조영남의 대작논란 등이 올해의 이슈로 지목됐다. 내년도 그리 녹록지 않을 듯하다. 북핵 도발에 대비하기 위한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한 중국이 보복조치로 한류에 가하기 시작한 제재에 주목하는 시선이 많았다. 지난달 28일부터 시행한 이른바 ‘김영란법’의 부작용으로 공연시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