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지현의 비교체험] 韓vs日 '원조' 마유크림 대결 승자는?
by염지현 기자
2015.06.06 09:22:59
日 가장 전통있는 100% 천연 마유 손바유
韓 배우 '이하늬 크림' 유명한 클레어스사
지속력 등 손바유↑..클레어스 첨가물 많아
| (왼쪽부터)한국 마유크림계의 1위 클레어스 ‘게리쏭 9컴플렉스’와 일본 마유크림계 1위 손바유 NO.8 제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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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최근 가장 이슈를 몰고다니는 화장품이 있습니다. 바로 마유크림인데요. 명동 가면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백 하나 가득 들고가는 그 제품입니다.
그런데 마유크림하면 또 짝퉁 논란을 빼놓을 수 없죠. 패키지가 똑같은데 제조판매업체가 다른 제품을 비롯해 색깔은 비슷하지만 이름이 다른 제품 등 100여개 유통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매출과 인지도 기준으로 가장 유명한 제품은 배우 이하늬 씨가 선전하는 클레어스 코리아의 ‘게리쏭 9컴플렉스’입니다.
본래 마유크림은 일본산이 유명합니다. 일본 갈 때 하나씩 부탁해서 사오는 품목 중 하나가 마유크림이잖아요. 어떤 제품을 사야 하냐? 가장 유명한 제품은 뭐냐? 일본 제품 아니고 우리나라 것도 괜찮냐? 최근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단돈 1000원이라도 조금 더 좋은 제품을 고르고 싶으신 독자를 위해서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견해인 것을 미리 밝혀둡니다.
| 일반적인 크림 제형의 클레어스 제품(왼쪽)과 천연 말기름 100%의 손바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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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간 써본 제품은 일본 마유크림계 1위 ‘손바유’ NO.8(70ml, 1만 8000원대(현지가격))과 한국 1위 클레어스 ‘게리쏭 9컴플렉스’(70g, 2만 7000원(정상가 5만5000원)입니다.
우선 가격은 클레어스가 비쌉니다. 손바유 제품은 일본에 이민간 지인을 통해 구입한 현지 가격이구요, 클레어스 제품은 대부분 ‘1+1’ 세일을 하거나 명동 직영매장은 40% 정도 상시 세일을 하고 있어서 2만 7000원대에 살 수 있었습니다. 대신 케이스나 디자인은 클레어스 제품이 더 고급스럽습니다. 클레어스 제품은 크림을 뜨는 스파츌러 등이 내장돼 있는 데 반해 일본 제품은 단출하기 때문이죠.
크림을 발림성, 보습력, 지속력 이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사용해봤습니다. 발림성은 우위를 가리기 힘듭니다. 제형이 다르거든요. 일본 마유크림은 100% 마유만을 추출한 제품입니다. 첨가물과 향 모두 없습니다. ‘품질이 좋은 식용말의 지방을 짜내서 나온 기름을 수년간 저장한 후 액체원유의 상층부와 고체원유의 하층부로 분리. 이 원유를 진공탱크에서 증기세척을 통해 불순물이 없는 100% 마유로 만듭니다.’ 일본에 유학 다녀온 친구가 번역한 제조과정입니다. 가령 삼겹살을 구워먹은 후 그릇 설거지 안하고 두면 아침에 하얗게 굳어 있죠? 이 제품도 시원한 곳에서는 하얗게 굳고, 더운 곳에 두면 흐물흐물해지는 제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클레어스 제품은 일반적인 크림 제형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제품은 100% 마유가 없습니다. 마유 성분보다는 셰어 버터가 더 많이 들어있죠. 아이러니한 점은 순수한 천연기름인 일본 마유는 아침에 바르고 나오면 너무 번들번들해서 반드시 양 조절이 필요합니다. 지인은 하나만 바르면 너무 부담스러워서 수분크림과 섞어 바른다고 하더군요. 클레어스 제품은 일반적인 크림 제형이라서 아침이나 저녁이나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습력과 지속력은 일본 제품이 월등히 좋았습니다. 특히 지속력은 손바유를 따라갈 수 없더군요. 얼굴을 반반으로 나눠서 바르고 자면 아침에 손바유를 바른 쪽은 반질반질한 반면 클레어스를 바르고 잔 쪽은 텁텁한 느낌이 들었고, 윤기가 적었습니다.
| 손바유사의 말기름 제조법(왼쪽), 클레어스사의 전성분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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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클레어스 제품은 첨가물이 너무 많았습니다. 향료, 페녹시에탄올, 티타늄디옥사이드, 폴리소르베이트20 등이 많이 들어있었거든요. 향료와 페녹시에탄올은 여러 차례 언급했죠? 얼굴이 민감하신분들은 무향료 제품을 쓰셔야 합니다. 향을 유발하는 성분을 통칭해 향료로 표기하기 때문에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거든요. 또 사이클로펜타실록산 같이 화학적인 피부유연화제가 많이 들어가 있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손바유의 가장 인상적인 면은 역사와 장인정신이었습니다. 손바유의 전신인 쓰쿠시노물산연구소는 100% 마유를 추출하기 위해 1970년부터 개발을 했고, 수많은 실패를 통해 1988년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손바유 패키지에 쓰인 ‘존경스러운(고품질의) 마유(尊馬油)’라는 대목을 봐도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기간 우후죽순 생긴 우리 마유크림 업계로부터 아쉬운 점도 그런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