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염소 목소리, 연축성 발성장애일 위험 높아 주의"

by이순용 기자
2014.02.25 08:23:05

자신감 없는 인상 등 사회생활에 영향 미칠 수 있어 개선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최근 상반기 취업 시즌을 앞두고 취업 관련 아카데미를 찾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면접요령을 전수해주는 아카데미가 인기다. 한 취업 포털사이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입 채용에 변화를 주겠다고 답한 기업 중 85.7%가 ‘실무 면접의 비중을 더욱 늘리겠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면접은 취업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특히 면접을 잘 보기 위해서는 단정한 외모, 다방면의 스펙도 중요하지만 일단 면접관의 질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이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목소리’다.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말을 할 때마다 덜덜 떨리는 이른바 ‘염소 목소리’가 나온다면 어떠할까?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하면 정확히 전달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신뢰감을 줄 수도 없고, 면접관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겨 결국 취업에 실패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염소 목소리가 면접 등과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일상생활에서도 지속된다면 이는 음성질환일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안철민 프라나이비인후과 원장은 “말을 할 때마다 염소처럼 떨리는 목소리를 제어하지 못하고, 더불어 쉰 목소리와 같은 비정상적인 소리까지 동반된다면 연축성 발성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하며, “마치 우는 것처럼 떨리는 목소리는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기 어렵고, 자신감 없어 보이는 인상을 만드는 등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개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 염소 목소리는 긴장 탓 아닌 음성질환!

목소리가 덜덜 떨리는 염소 목소리는 보통 프레젠테이션, 면접 등과 같이 과도한 긴장 상태에 놓였을 때 누구에게나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심리적 긴장으로 인한 목소리 떨림은 충분한 연습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일상생활에서도 염소 목소리를 내는 경우다. 이는 연축성 발성장애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성대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뇌신경이 잘못된 신호를 보내 성대나 발성기관이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여 목소리가 떨리는 것이다. 주로 특별한 단어나 발음을 할 때 목소리가 빠르게 떨리거나 끊기며, 목에 힘이 들어가면서 경우에 따라 거친 소리가 나기도 한다. 연축성 발성장애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진 바는 없으나 심리적인 문제와 신경학적인 원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떨리는 염소 목소리는 소심하고, 자신감 없어 보이는 인상을 만들어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축성 발성장애 환자는 떨리는 목소리를 음성질환으로 생각하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또한 목소리 떨림 증상만을 멈추기 위해 일부러 발성 시 성대나 관련 근육에 힘을 주는 등 잘못된 발성습관을 이용해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습관이 계속되면 근긴장성 발성장애 등 또 다른 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톡스 치료로 개선 가능!

따라서 일상생활에서도 우는 듯 떨리는 염소 목소리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일상생활에서조차 특정 단어나 발음이 잘 되지 않고, 떨리거나 끊기며 목소리가 거칠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연축성 발성장애가 심한 상태로 발전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축성 발성장애는 음성치료, 약물치료, 보톡스 치료를 통해 개선 가능하다. 특히 그 중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는 성대 근육에만 선택적으로 주사해 성대 전체에 뇌의 되먹임 현상으로 이완을 유도하는 보톡스 치료가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낸다. 따라서 단기간 내에 개선이 필요하다면 보톡스 치료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보톡스 치료는 일시적인 증상 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음성언어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음성언어치료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통해 발성기관을 검사해 문제점을 파악한 후 언어치료사를 통해 정확한 발성 훈련을 하는 것으로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언어치료사의 협진을 바탕으로 해야 보다 효율적, 체계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비록 6개월 이상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스스로 올바른 발성법을 찾고 습관화 해 근본적인 개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안 원장은 “연축성 발성장애는 근본적인 개선을 하지 않는 이상 호전과 재발을 반복해 결국 만성화 되어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반드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