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나노 생산량 2배 늘린다…삼성과 경쟁 격화

by김정남 기자
2024.02.11 14:43:42

TSMC, 애플 등 6대 고객사와 3나노 계약
"최첨단 3나노 매출 비중 올해 15% 안팎"
2위 삼성과 3나노 공정서 경쟁 격화할듯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가 올해 초미세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생산량을 두 배 가까이 늘린다. 3나노 기반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한 덕이다. 올해 파운드리업계는 3나노 주도권 싸움이 화두로 부상하는 기류다.

(사진=AFP 제공)


11일 대만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TSMC는 올해 3나노 웨이퍼(반도체 원판) 생산량을 월 10만장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는 지난해 6만장과 비교해 두 배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TSMC는 2022년 12월부터 3나노 양산을 개시했지만 낮은 수율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불량품을 줄이고 본격 수익을 내기 위한 수율은 최소 70%는 돼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TSMC가 올해 3나노 공정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그만큼 수율이 높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TSMC는 그동안 3나노 물량의 대부분을 애플 아이폰15 프로와 신형 맥북에 할당했다. 그러나 애플 외에 엔비디아, 퀄컴, 미디어텍, 인텔, 브로드컴 등 6대 고객사들이 3나노 칩과 관련한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테면 엔비디아가 올해 출시하는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의 B100 칩에 TSMC의 3나노 제품을 탑재할 것으로 전해졌다.



3나노 공정은 현재 파운드리업계에서 최첨단이다. 지난해 TSMC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3나노 비중은 6%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는 15% 안팎까지 점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반도체업계 한 인사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인공지능(AI) PC, 고성능컴퓨팅(HPC) 등에 대응하고자 TSMC가 3나노 제조 공정을 예상보다 더 큰 폭 증설한 것으로 안다”며 “기존 주력인 5나노에 이어 3나노가 점차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만매체는 “TSMC가 3나노 공정의 수율을 80%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올해 파운드리 시장은 3나노 공정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업계 2위인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사업부는 현재 최첨단 3나노 1세대 공정에서 양산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으로 3나노 2세대 양산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 역시 TSMC와 마찬가지로 수율 확보가 최대 과제다.

TSMC와 삼성전자는 올해 3나노에 이어 내년 2나노 양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TSMC의 파운드리 기술이 3~4나노 선단 공정에서는 삼성전자에 2년 안팎 앞서 있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전자는 내년 2나노를 통해 격차를 점차 줄이겠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