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오늘 삼성 등 한국·미국·대만 반도체 기업 대표들과 면담

by방성훈 기자
2023.05.18 08:27:00

반도체 기업 대표들 日 사업·투자 계획 설명
기시다는 일본에 대한 투자 확대 요청 계획
"주요 글로벌 반도체 대표 한자리 모여…이례적"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한국과 미국, 대만, 유럽의 주요 반도체 기업 대표들과 만나 일본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할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AFP)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한국 삼성전자 경계현 반도체(DS) 부문장(사장), 대만 TSMC 마크 류 회장, 미국 인텔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IBM·마이크론 테크놀로지·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벨기에 종합반도체 연구소(IMEC) 등 7개 반도체 기업 대표들을 이날 오전 총리 관저로 초청했다. TSMC와 삼성전자는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각각 1·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AMAT는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다.

일본 측에선 기시다 총리 외에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과 기하라 세이지 관방 부장관이 동석한다. 닛케이는 “세계 주요 반도체 대기업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각 대표들은 일본에서의 투자·사업 계획을 설명하고, 기시다 총리는 보조금 지급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투자 확대를 호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은 요코하마에 반도체 후공정 시제품 생산 라인 건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텔도 일본 내 연구개발(R&D) 거점 센터 설립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이미 일본 정부의 지원 아래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으며, 추가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히로시마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일본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 절반을 차지했지만, 이후 한국과 대만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다. 하지만 소재·장비 등에서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일본은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 전략’을 마련하고 누적 약 2조엔(약 19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재도약에 나섰다. 특히 미국의 중국 반도체 산업 견제를 계기로 미국과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해외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도 적극 유치하고 있다. 2030년까지 일본 내 반도체 관련 매출을 현재의 3배 수준인 15조엔(약 145조 6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앞서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공급망 강화는 어느 국가가 홀로 실현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뜻을 같이하는 나라 및 지역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