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이뮨텍, 美정부에 매년 1000억어치 치료제 공급기회 열려

by김지완 기자
2023.02.13 14:30:22

네오이뮨텍, 지난해 12월 NIAID와 계약
2차례 동물실험 통과하면 임상없이 계약 체결
기존 전략물자 공급사례를 보면 3년에 3700억 수준
실험성공하면 2025년 계약 관측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네오이뮨텍(950220)이 매년 1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기회를 잡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이뮨텍은 지난해 12월 ‘미국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AID)와 NT-I7 동물실험을 공동기획 및 시행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해당 계약은 네오이뮨텍은 NIAID에 NT-I7을 공급하고, NIAID가 해당 약물을 직접 개발을 담당한다.

네오이뮨텍 홈페이지.


NT-I7은 T세포 증폭 기능을 보유했다. 인터루킨-7(IL-7)이 T세포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NT-I7은 자연상태의 인터루킨-7이 응집되는 문제와 짧은 반감기를 극복한 치료제다.

네오이뮨텍은 현재 로슈, 머크, BMS 등 3개의 다국적 제약사와 5건의 공동임상을 진행 중이다. 적응증 별로는 3종 피부암, 삼중음성유방암, 5종 고형암, 3종 위식도암, 비소세포폐암 등 13개 적응증에 542명의 임상환자를 모집해 진행하고 있다. 네오이뮨텍은 미국동부 메릴랜드 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아울러 경기도 성남에 한국법인이, 포항공대 생명공학 연구센터에 기업부설연구소가 각각 있다.

이번 계약 체결 경위를 이해하기 위해선 ‘급성 방사선 증후군’(ARS)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네오이뮨텍 관계자는 “방사선 피복 되면 얼마 안 가 사망에 이를 정도로 온몸이 망가진다”면서 “급성 방사선 증후군(ARS)의 대표적인 특징은 호중구가 급격히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체 호중구가 붕괴 되면 잇따른 감염으로 장기 손상이 이뤄진다”며 “이 과정에서 중요 혈액 세포들도 파괴되며 사망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호중구는 혈액 내 세균이나 박테리아가 우리 몸을 침범했을 때 세균을 파괴하고 방어하는 첫 번째 방어선이다. 호중구가 감소하면 쉽게 감염될 수 있고 생명에 위협이 된다. 그는 “호중구 회복 다음 단계는 출혈을 막는 혈소판 회복제”면서 “현재 미국에선 호중구 치료제 3종과 혈소판 치료제 1종은 개발이 완료돼 전략비축 물자로 공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암젠은 지난 2015년 3월 호중구 치료제 ‘뉴포젠’(Neupogen)을, 같은 해 11월 ‘뉴라스타’(Neurasta)을 각각 개발해 미국 연방정부에 납품 중이다. 사노피도 지난 2018년 4월 호중구 치료제 루킨(Leukine)을 개발해 미국 연방정부 승인을 받고 공급 중이다. 암젠은 지난 2021년 1월부터 혈소판 치료제 ‘엔플레이트’(Nplate)를 공급 중이다.

NT-I7을 투여한 방사선 피폭자는 2~3주 내 T세포가 피폭 전 수준으로 회복됨을 알 수 있다. 반면,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은 회복까지 약 100일이 소요된다. (제공=네오이뮨텍)
문제는 급성 방사선 증후군 회복의 마지막 열쇠인 림프구 회복제가 없다는 데 있다. 림프구는 우리 몸에서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면역세포로 백혈구 일종이다. 림프구엔 B림프구, T림프구, NK세포 등이 있다.



네오이뮨텍 관계자는 “림프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은 치료제가 없다”면서 “심지어 FDA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임상 중인 치료제도 전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은 연방정부가 글로벌 전역으로 눈을 돌릴 계기를 제공했다”면서 “미국 연방정부는 그간 동물실험과 임상결과를 토대로 NT-I7이 현재로서는 세계 유일의 림프구 치료제라고 판단해 계약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을 곁들였다.



NT-I7은 림프구 회복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네오이뮨텍 관계자는 “방사선 피복이 되면 T세포 수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100일이 소요된다”면서 “면역력이 회복되기도 전에 새로운 감염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NT-I7은 파괴된 림프구를 회복하는 치료제”라며 “실제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에서 NT-I7 투여군은 2~3주 내 림프구가 피폭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번 NIAID는 네오이뮨텍과의 계약에 앞서, 미국 국립보건원(NIH), 미국 국립 바이오의약첨단연구개발국(BARDA), FDA,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미국 국방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미국정부 주요 기관들이 NT-I7 평가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체르노빌·히로시마 원전 사고가 나거나 사람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을 때 방사선 피폭이 이뤄진다”면서 “스페이스X 등장으로 우주여행이 예전보다 증가했지만 세계 인구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방사선 피폭 환경에 노출되는 사람 숫자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미국 연방정부는 이런 특수 상황이 벌어졌을 때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미리 치료제를 준비한다”면서 “이런 치료제 개발을 위해 예산을 책정하고 실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전략물자 계약과정은 1차 설치류, 2차 영장류 시험을 각각 통과하면 임상시험없이 바로 계약을 맺게 되는 구조다. (제공=네오이뮨텍)
계약조건은 상당히 우호적이다. 1단계 계약에서 NIAID가 설치류 시험을 통해 T세포 증폭 결과를 확인하게 된다. 1단계를 성공할 경우, 2단계 계약을 맺고 BARDA가 영장류 시험을 통해 T세포 증폭을 확인하게 된다. 임상시험 없이 2단계 동물실험만 통과하면 미국 연방정부에 곧바로 납품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계약에서 네오이뮨텍은 실험에 필요한 시료만 공급하게 되고 실험 전 과정은 NIAID와 BARDA가 각각 수행하게 된다. 더욱이 실험 결과에 따른 데이터는 모두 공유되고 실험데이터 전체도 네오이뮨텍에 귀속되는 조건이다.

예상 계약 규모는 연간 1000억원 이상으로 관측된다. 그는 “앞서 미국 연방정부에 국가 전략물자를 공급 중인 암젠을 보면 연평균 1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의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ARS치료용으로 암젠 ‘엔플레이트’를 2억9000만달러(3700억)어치 구매했다. 이 같은 전략물자 구매는 3년에 한번씩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이뮨텍 관계자는 “각각의 동물실험에 1년씩 소요된다”면서 “실험에 성공한다면 오는 2025년엔 미국 연방정부가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