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난 테슬라서 '살려달라', 끄집어내자 폭발"...운전자 중상
by박지혜 기자
2023.01.10 08:37:1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 9일 밤 중앙분리대와 부딪힌 뒤 반대편 차선 차량과 충돌한 테슬라 전기 차량에 불이 나 운전자가 중상을 입었다.
전날 오후 10시 25분께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가 중앙선을 넘어 중앙분리대와 부딪치고 반대편 차량과 충돌한 뒤 전소됐다.
이 사고로 운전자 A(36)씨가 발목이 골절되고 다리에 화상을 입고 인근 충남 천안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 세종시 국도 1호선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서 화재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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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전기차가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데 이어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한 뒤 시작됐다.
사고 당시 현장 상황이 담긴 영상에는 시뻘건 불길이 차를 휘감으며 치솟고, 차 바로 앞에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쓰러져 있는 사람도 보인다.
| 9일 오후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가 화재로 전소돼 뼈대만 남아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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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선 A씨 구조에 나섰던 누리꾼의 글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0일 이 누리꾼은 ‘112신고가 접수되어 가장 가까운 파출소 경찰관이 현장으로 출동했다’는 신고 접수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퇴근길에 차 사고 나서 서행해서 지나치는데 불이 조금 붙었기에 112, 119신고하고 차에 소화기가 있어서 불 꺼주러 갔는데 안에 사람이 있더라”라며 “차 안에 사람은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고 있고, 에어백은 다 터진 상태에 불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아저씨 4명이 창문 깨부수고 뒷좌석 문 어찌 젖혀서 뒤로 나오라고 하는데, 당황했는지 (운전자) 안전벨트가 안 풀렸다”며 “겨우겨우 끄집어내고 동승자 없는 거 확인하니까 드라마처럼 (차가) 폭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불난 차에 사람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창문 깨고, 문짝 젖힌 용감한 분들이 계시기에 대한민국은 아직 살만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 9일 오후 10시 25분께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이동식 소화수조를 이용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동식 소화수조는 전기차 주변에 물막이판을 설치해 배터리 높이까지 물을 채워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장비이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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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은 장비 17대, 인원 50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마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