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I, '넷제로' 원유 도입…친환경 항공유 등 판매

by함정선 기자
2022.03.23 08:15:00

美 옥시덴탈과 계약…5년간 연간 20만 배럴 규모
이산화탄소 공기 중서 포집하는 방식으로 생산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이 친환경 석유제품 트레이딩 회사로 거듭난다.

SKTI는 미국 ‘옥시덴탈’로부터 2025년부터 5년간 매년 20만 배럴 규모의 넷제로 원유(Net Zero Oil)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항공유 기준으로 20만 배럴은 서울에서 제주도를 왕복 약 9000번 비행할 수 있는 규모다.

넷제로 원유는 채굴부터 정제, 연소까지 원유 생애주기(Life Cycle) 동안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에서 직접 포집(DAC)해 유정에 주입, 영구 저장하는 방법으로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때 활용하는 기술을 원유회수증진법 (EOR)으로 부른다.

넷제로 원유는 외부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발생하는 탄소와 매칭하는 기존의 탄소중립원유와 달리 석유사업의 밸류 체인 내에서 자체적으로 탄소중립을 구현하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의미의 탄소중립원유로 분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옥시덴탈은 DAC 방식으로 넷제로 원유를 생산해내는 기술을 개발해 상업화할 예정으로 미국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Permian Basin)에 위치한 대규모 DAC설비에서 2024년 하반기부터 연간 약 100만톤(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넷제로 원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 모델을 개발·실행하고 있다. SKTI는 SK에너지와 함께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에 따라 바이오연료 생산 등 친환경 사업 확장을 통한 ‘Scope 3’ 배출량 감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Scope 3은 제품의 생산·소비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중 직접배출 (Scope1) 과 외부에서 구매한 전기·가스 등과 관련한 간접배출(Scope2)을 제외한 기타 간접배출량을 일컫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계약으로 도입되는 넷제로 원유를 정제해 친환경 항공유를 비롯한 다양한 넷제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부터 기대되는 배출량 감축은 Scope 3 기준 연간 약 10만t으로, 여의도 25배 면적(2000만평)에 약 4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와 같다.

서석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 겸 SK에너지 R&S CIC 대표는 “글로벌 에너지 업계의 선두주자 중 하나인 옥시덴탈이 생산하는 넷제로 원유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이라는 거대한 환경 변화 속에 넷제로 원유와 이를 통해 생산되는 넷제로 제품의 비즈니스 생태계 구축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 라고 강조했다.

옥시덴탈의 DAC 설비 조감도(사진=SK이노베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