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외국인 '팔자' 행렬 이유는

by이지현 기자
2021.08.03 08:08:37

하나금융투자 보고서
신흥 증시 불안감 국내에도 영향
조정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코스피 내 외국인 비중이 줄고 있다. 금융위기 평균 수준까지 밑돌고 있다. 이머징마켓 증시 전반에 자리잡은 심리적 불안감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조정은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내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융위기 평균 수준을 하회하는 32.8%까지 하락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외국인 보유 비중을 축소했던 구간이 이번을 포함해 총 4차례였다”고 짚었다. 각 구간 별 평균 매도기간은 6개월~1년 사이였다. 이 중 2018~2019년은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이익 감익이 발생하였던 구간이었다. 2014~2015년은 이익 증익 구간이었으나, 이익 컨센서스가 하향조정되며 국내증시의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현재는 이익 감익 구간도 컨센서스가 하향조정되는 구간도 아니다.



이재선 연구원은 “코스피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꾸준히 상향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연초 이후 이익 개선 강도는 여타 지역과 비교해도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외국인 매도 현상은 비단 국내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선진증시(MSCI World)와 신흥증시 수익률 격차는 8.59%로 2018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이재선 연구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대와 미중 무역갈등, 중국 정부의 플랫폼 기업 규제 강화, 글로벌 경기 피크아웃 우려 등 하락 재료가 중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머징 증시의 추가적인 가격 조정 발생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 연구원은 “과거 미중 무역분쟁 국면과 달리 이머징마켓 통화 지수의 하단이 견고하다”며 “외국인 패시브 자금의 급격한 유출도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적 불안이 차츰 진정된다면 이머징마켓 증시에 저가 매수세 유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