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힘들었던 롯데칠성…하반기 반등 기대

by전재욱 기자
2020.08.16 12:00:00

상반기 영업익 전년보다 45% 급감
불매운동 오인에 코로나19 발발로 악재 겹쳐
하반기 반등 기대감 나오지만…기저효과 그칠 수도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롯데칠성음료의 올해 상반기 실적 악화는 음료와 주류 모두 역성장한 데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내상이 크다. 하반기 반등을 꾀하지만, 작년 하반기가 워낙 힘들었던 터에 ‘기저효과’에 그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6월 출시한 클라우드생 드래프트 맥주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2분기 실적으로 매출 5980억원과 영업이익 29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1%, 영업익은 36% 각각 줄었다. 이로써 상반기 매출은 1조1053억원, 영업익은 255억원을 기록해 전년도와 비교해 11%와 45% 급감했다.

2분기 실적을 사업 부문별로 떼어서 보면, 음료는 4.9% 줄었고 주류는 26% 감소했다. 작년 2분기 실적이 좋았던 탓도 있지만, 이후로 영업 환경이 악화한 측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발단은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한일 갈등이었다. 전국민적으로 일어난 불매운동은 롯데그룹으로 불똥이 튀었다. 회사가 일본계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타깃이 됐다. 고 신격호 명예회장이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킨 게 `일본 회사`로 오인당하는 계기가 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주주 면면을 따져보면 롯데칠성음료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회사 주주 가운데 일본 법인이나 개인은 없다. 롯데칠성 최대주주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이 최대주주다. 물론 롯데지주 지분을 일본회사가 갖고 있지만 지분율은 2.3%에 그친다. 작년 하반기부터 롯데칠성음료의 음료와 주류 시장 점유율이 위축한 것은 이런 영향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분기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식과 바깥 활동을 꺼리게 되면서, 주류 시장 매출이 타격을 받았다. 일찍 시작한 장마가 길게 이어지면서 음료 시장도 활기를 찾기 어려운 처지다.

하반기는 전보다 나아지라라는 관측이 나와 고무적이다.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사업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화하리라는 기대도 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낮게 형성된 탓에 기저효과에 그치리라는 평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와 음료 시장은 코로나 19와 장기간 이어진 장마로 올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위축한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느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