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류성 기자
2020.06.27 09:30:47
이데일리,푸드테크 전문기업 쿠엔즈버킷 공동기획
지방에 대한 잘못된 상식 바로잡고 건강한 지방 조명
[이데일리 류성 기자] 커피 하나로 많은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수작업으로 커피콩을 볶고 커피를 간 다음, 필터 위에 놓고 물을 천천히 부어 커피를 내려 먹는다.
물만 부으면 커피가 되던 때와 다르게 한 잔을 만드는데 들이는 공이 이만저만 아니다. 일단 볶음 온도가 낮아 졌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볶지도 않는다. 볶아낸 원두는 갈아 놓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갈아서 쓴다. 커피를 내리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제조방법이 변하면서 달라진 점은 커피콩에 따라 맛도 제각각 이고 이에 따라 커피콩 가격도 제각각 이다. 원산지가 같아도 어떤 소규모 농장의 커피콩은 가격이 비싸다. 여러가지 맛으로 구분되고 향도 천차만별인데 이를 구분하는 소비자들도 점점 늘어났다. 예전에 높은 온도에서 획일화 된 커피를 만들고 설탕, 프림을 곁들여 먹을 때의 커피의 대명사는 ‘쓴 맛’이었다.
마치 지금 식물성 오일의 모습이 바로 이때의 커피 모습과 흡사하다. 고온으로 볶아내고 고속으로 뽑아낸다. 고온으로 생긴 화학적 향이 기름을 강하게 지배하면서 원료의 느낌은 사라지고 똑같은 맛으로 획일화 된다.
‘쓴 맛’으로 귀결되는 예전 커피가 떠오르는 부분이다. 이 방법은 공급자에게 편한 방식이다. 기계적으로도 부담이 덜 가고, 많은 양을 뽑아 낼 수 있으며, 오래 두고 팔아도 잘 변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 강한 향과 맛이 전통의 맛으로 아는 소비자가 있다.
다시 커피로 돌아가 보자. 예전에 강한 배전의 커피만 존재하던 시절에 소비자는 지금의 커피 맛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일부의 공급자가 수고로움을 자처하면서 번거롭지만 새로운 방식의 커피 제조공정을 시도하고 이에 따른 맛의 변화를 소비자가 경험하고도 많은 시간이 흘러 흘러 비로소 지금의 프리미엄 커피 문화가 자리할 수 있었다.
사람의 입 맛은 간사해서 일단 고급스러움을 경험하게 되면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 식물성 지방도 혀가 한 번 올라가면 내려오지 않는다는 미각의 특성이 동등하게 적용될까? 식물성 지방에서도 똑 같은 경험을 한다. 고온착유에 비해 향 보다는 맛이 풍부한 저온착유 참기름을 먹는 고객의 경우, 기존에 먹던 기름의 맛을 새롭게 느끼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맛이 느껴지지 않았을 오래된 콩기름의 맛에 혀가 예민하게 반응하고 결국 음식을 먹지 못했다는 체험을 들려준다. 그동안 지방은 요리의 부재료 이거나 볼륨을 채우는 용도로 사용되어 왔다. 지방이 비싸면 안되는 이유 였다. 하지만 이제 지방의 맛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 예민함 때문에 목 넘김이 쉽지 않은 ‘미각의 발달’을 경험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지방에서도 이제 커피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도움말 주신분: 박정용 쿠엔즈버킷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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