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까지 '지지선언'…더 공고해진 바이든發 '화학적 결합'
by이준기 기자
2020.04.16 05:46:46
코로나19 국면서 ''집콕''…관심 멀어졌지만
사흘 새 샌더스-오바마-워런 ''지지'' 끌어내
중도·진보 통합 기틀…反트럼프 전선 구축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전 미국 부통령에 대한 지지행렬에 당내 진보진영의 핵심축인 엘리자베스 워런상원의원까지 합류했다. 코로나19 국면 속에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선 이번 주 들어 불과 사흘 새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워런 의원으로 이어지는 당 안팎 거물들의 ‘트리플’ 지지를 끌어내며 당내 통합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확고한 반(反) 트럼프 단일대오를 형성하는 저력을 과시한 셈이 됐다.
워런 의원은 1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통해 “위기의 순간에 차기 대통령이 효율적인 정부에 대한 미국인의 믿음을 회복시키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모든 미국인의 삶과 생계를 계속 위협하게 내버려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워런 의원은 이번 당내 대선 경선레이스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그룹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1~4차 경선은 물론, 지난달 3일 5차 경선 격인 ‘슈퍼화요일’에서까지 단 한 곳에서도 1등을 차지하지 못하자, 결국 조기에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했었다.
사실 비슷한 ‘진보 성향’의 샌더스 의원과 마찬가지로 워런 의원은 정책적으로 바이든 전 부통령과 적잖은 갈등을 빚어왔다. 2005년 발효된 미국의 새 파산법(파산남용방지 및 소비자보호법) 두고 두 사람이 격렬하게 부딪쳤던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경선과정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워런 의원의 파산법 폐지에 지지를 보내며 생각을 바꿨다. 그래서인지, 워런 의원은 이날 영상에서 “경선에서 경쟁했던 후보 중 내가 100% 정책에 찬성한 후보는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바이던 전 부통령의 ‘귀 기울이는 모습’에 대해선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워런 의원의 지지선언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정책보다 성품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풀이했다.
‘중도 진영’의 대표격인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진보진영’의 양대 리더인 샌더스 의원과 워런 의원의 지지를 잇달아 받게 되면서 당내 ‘화학적’ 통합을 통한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델라웨어 자택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뜻밖의 큰 수확을 얻은 것이다. 이미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은 건강보험·경제·교육·사법·기후변화·이민 등 당면 과제들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양 측 실무진이 참여하는 ‘6개 태스크포스(TF)’ 가동에 합의한 바 있다. 2016년 대선 당시 당내 중도와 진보 진영 간 갈등은 결국 당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게 왕좌를 자리를 내주는 빌미가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