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①몸집 불린 제주항공, 해외 수요 넘본다
by신정은 기자
2016.04.21 08:21:57
매년 몸집 25%씩 키워…2020년 매출 1조5000억원 목표
연계노선·부정기편·기내상품 등 수익모델 찾기에 `분주`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항공여객 1억명이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한 해 항공여객은 8941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활약상이 돋보였다. 국내에는 제주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5개 LCC가 하늘을 날며 이미 국내선 점유율은 50%를 훌쩍 넘어섰다. 국제노선도 100개를 돌파했으며 항공기수도 82대로 늘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LCC 여객이 3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항공사는 제주항공(089590)이다. 제주항공의 매출은 지난 2006년 첫 취항 당시 118억원에서 지난해 6081억원으로 10년 만에 50배나 넘게 커졌다. 제주~김포 국내 노선 하나로 출발했지만 올해는 노선을 30개로 확대하는 등 여행 수요 증가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 중이다.
국내선 중에서도 수요가 가장 많은 김포~제주 노선을 장악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지난해 11월에는 LCC 중 처음으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제주항공은 이런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해외 승객 수요도 넘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매년 실적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081억원으로 전년보다 19.1% 늘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14억원으로 전년보다 74.2%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472억원으로 47.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5%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지난 2010년 이후 6년간 연평균 25%의 성장률을, 영업이익은 2011년 이후 5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해 상장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도 냈다. 영업이익률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제주항공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면서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부채비율은 현금성 자산 증가로 인해 2014년 229.2%에서 지난해 106.1%로 감소했다.
제주항공은 2020년까지 매출액 기준 연평균 20% 성장률을 유지하고, 매년 20개 이상의 노선 연계 상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올해 총 6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고, 2대를 반납해 연말까지 총 26대의 항공기를 보유할 계획이다. 다음달 인천~타이베이 노선을 신규 취항해 국내외 정기노선은 30개로 확대한다.
2018년에는 정기노선 기준 50개 노선을 취항해 1조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고, 2020년에는 40대의 항공기를 아시아 각국 60여개 노선에 띄워 매출액 1조5000억원, 영업이익 15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제주항공은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연평균 24%의 고용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제주항공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442명으로 전년(1088명보다)보다 33% 늘었다. 올해도 2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보잉 737-800 항공기 1대를 도입할 때마다 조종사와 객실승무원이 최소 30여명 필요하다. 거기다 정비사와 일반직, 협력사를 포함하면 약 50~60여 명의 직·간접적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온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단순히 외형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 예비엔진 구매, IT 시스템 투자 등 지속성장을 위한 과감한 대규모 투자를 병행함으로써 내실을 튼튼히 다진 한 해였다”면서 “이는 지속성장이 가능한 미래가치가 더 높은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수요를 찾고 있다. 연계노선 확대, 대규모 부정기편 운영, 마일리지 제도 강화, 기내 상품 다양화 등 수익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대형항공사처럼 사업 다각화를 하기에는 규모가 작지만 항공 산업 안에서 작지만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한 노력들이다.
가장 돋보이는 전략은 취항 중인 노선을 여러 방면으로 조합해 인천공항 해외 환승 수요를 잡겠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월 일본 나고야~인천 노선을 인천발 베트남 다낭 노선과 연계한 나고야~인천~다낭 상품을 개발했다. 지난해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웨이하이(威海)~인천 노선과 칭다오(靑島)~인천 노선 등 2개의 한·중 노선을 인천~사이판과 인천~방콕 노선과 연계한 바 있다.
제주항공의 인천기점 환승객은 2014년 970여명에서 지난해 7000여명으로 1년 만에 7배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제선 취항 첫해였던 2009년(244명)과 비교하면 약 28배 늘어난 것이다. 올해 1~2월 두달간 환승여객은 18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2명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했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중 수요가 가장 많은 김포~제주 노선을 장악한데 이어 해외 여행객을 겨냥해 연계노선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또 지난달 말 청주, 제주 등에서 중국 10개 도시와 마카오 등의 하늘길을 잇는 20개 노선에서 부정기편을 운항하기 시작했다. 10월 말까지 7개월간 총 283회 왕복 운항할 계획이다. 부정기 운항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중국 정기노선의 신규 운수권을 확보를 위해 운항경력을 쌓겠다는 계획이다. 꾸준히 커지고 있는 중국 노선 수요를 본 것이다. 지난 1월 기준 제주 공항의 중국노선는 전년 동월보다 100편 이상 증가했고, 중국인 방문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항공여객은 16.3% 성장했다.
이밖에 제주항공은 LCC 중 가장 활발하게 마일리지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마일리지 제도인 ‘리프레시(Refresh) 포인트’를 도입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KT(030200)의 자회사인 KT M모바일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지난달에는 신한카드와 손잡고 ‘제주항공 리프레시 포인트 카드’도 출시했다. LCC 중 마일리지가 쌓이는 신용카드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제주항공은 기내 상품 다양화 등 유로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이와 관련한 매출은 22억3000만원으로 전년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애경그룹 계열사와 협업마케팅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들어 LCC의 안전에 대한 일반인의 우려는 위험 요소다. 이에 제주항공은 올해 초 안전 강화에 총 35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항공기 운항현황 실시간 감시시스템을 하반기까지 도입·개발하고, 항공기 운항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시하는 ‘운항통제시스템’ 개선도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밖에 올 상반기 중에 1대의 예비엔진을 추가로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