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이야기]②'숭찰'복권 들어보셨나요? ..한국 복권 변천사
by김상윤 기자
2016.02.08 11:00:01
산통계에서 한국 복권의 기원 찾아
공식복권의 효시는 1947 올림픽 후원권
정기발행복권 효시는 1969년 주택복권
[편집자주] 지난 한해 복권 판매액은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황에 ‘일확천금’을 노리는 서민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도박’ 같은 느낌도 있지만 복권의 순기능도 있다. 복권의 이익을 공공수입으로 하고, 공공사업 계획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복권을 ‘강제력을 수반하지 않고 공공재원을 조성할 수 있는 고통 없는 조세’라고 부르기도 했다. 복권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봤다.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우리나라 복권의 기원은 조선시대 후기로 추정된다. 친목 도모와 함게 경제적인 어려움 극복을 위한 민간협동체인 ‘계’에서 유례를 찾는다.
금전을 조달하기 위해 조직한 산통계(算筒契)가 대표적이다. 계원이 정해진 곗날에 일정한 곗돈을 내고 통속에 이름이나 번호를 기입한 알을 넣고 통을 돌려나오는 알에 따라 당첨자를 뽑는 방식이다. 뽑힌 계원은 목돈을 받게 된다.
‘산통이 깨지다’라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만약 산통이 깨지면 당첨금을 받을 수도 없는 만큼 어떤 일을 이루지 못하게 뒤틀린다는 의미를 갖게 됐다. 19세기 말에는 이런 계가 전국적으로 성행하여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속출했다. 1894년 갑오개혁으로 사행성 계는 전면 금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곧 부활해 정부에 세금을 내고 경무사를 불러 추첨을 맡기는 방식이 나오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에도 민간에서는 은행 알을 이용한 작박계가 성행했다고 한다. 1944년 12월에는 조선식산은행 공익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벼락부자 응모권’을 처음 발행했다고 전해진다.
근대 들어서는 1945년 7월 일본이 태평양전쟁 자금조달을 위해 국내에서 ‘숭찰’이라는 복권을 발행했다. 총발행액 2억원으로 액면가는 10원이었다. 1등 10만원을 가져갔다.
총발행액 2억원, 1등 10만원, 1장당 10원, 기금사용처 : 일본의 태평양전쟁의 군수산업을위한 자금조달
| 런던 올림픽 후원 복권은 최초의 인쇄복권으로 공식 복권의 효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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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인쇄 공식복권의 효시는 런던올림픽 참가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1947년 발행된 ‘올림픽 후원권’이었다. 액면가 100원으로 140만장이 발행됐고 1등 당첨금은 100만원이었다. 쌀 한 가마가 8300원쯤 하던 시절이다.
이후 각종 공익 명분을 내세운 복권들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1949년에는 이재민 구호자금 마련을 위한 ‘후생복표’가 발행됐고, 이외 산업부흥 자금 및 사회복지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산업박람회 복권, 무역박람회복권 등이 나왔다.
우리나라 정기발행복권의 효시는 1969년 발행된 주택복권이다. 1등 당첨금은 300만원으로 무주택 군경유가족, 국가유공자, 파월장병의 주택 마련을 목적으로 발행했다.
1990년대에는 체육복권, 기술복권 자치복권 등 복권시장 경쟁체제가 형성됐지만, 지나치게 난립해 2001년 말에는 복권의 종류가 무려 48종에 달했다. 이를 통합한 연합복권이 2006년 출시됐다.
온라인 복권 ‘로또’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2년 12월이다. 이듬해 4월 19회차 407억원이 지금까지 최고 1등 당첨금액이다. 정부가 과열을 우려해 로또 1장 판매금액을 20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추면서 100억원대 당첨 사례는 거의 사라졌다. 현재까지 총 판매금액은 36조9562억원을 넘어섰다.
즉석식 인쇄복권으로는 스피또 2000, 스피또 1000, 스피또 500 등이 있고 결합복권으로는 연금복권이 있다. 이외 전자복권으로는 스피드키노, 메가빙고, 파워볼 등 총 7종이 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