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절대권력' 카톡vs라인..최후 승자는 누가

by강예림 기자
2013.05.18 11:30:00

[17th SRE Issue]가입자 전쟁 끝..영토확장 시작
국내선 카카오톡, 해외선 라인..1승 1패로 무승부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IT 벤처 회사로 설립된 지 이제 막 6년 된 ‘작은 고추’ 카카오가 국내에서는 가입자와 점유율 1위로 ‘매운 맛’을 내고 있다. 국내 인터넷 업계 1위인 NHN마저 눌렀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반대다. NHN이 만든 ‘라인’이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스페인까지 점령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그리(GREE)와 디엔에이(DeNA) 등 세계적인 소셜 업체들을 누르고 모바일메신저 시장에서 위력을 과시 중이다. 국내 1위 카카오톡도 일본에서는 라인에 한참 밀려 있다.

지난 2010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은 가입자수가 빠르게 증가했다. 당시 모바일메신저 시장은 유료 앱인 ‘왓츠앱’과 ‘엠엔톡’ 등이 세계를 호령했다. 카카오톡은 이들과 차별화 전략으로 무료 채팅을 내세웠다. 여러 명이 함께 대화를 나누는 그룹채팅도 인기를 끌며 카카오톡은 순식간에 국내 모바일메신저 시장을 점령했다.

카카오톡은 시장점유율을 기반으로 ‘국민 메신저’로 불리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3년 동안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아쉬움은 지난해 여름 사라졌다. 카카오톡이 게임하기 서비스를 시작하며 매출에서도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당시 게임 ‘애니팡’은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1000만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일 매출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덕분에 카카오톡 역시 2011년 영업손실 127억원의 적자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 5월7일 기준 구글 앱 마켓 게임 매출 순위 10위권 내 카카오톡 게임이 9개로, 카카오톡의 매출은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라인은 카카오톡보다 늦은 지난 2011년 6월 일본에서 처음 선보였다. 그해 8월 한국어 버전을 출시했다. 이후 라인은 한국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덕분에 지난 4월 말 기준 가입자 1억5000만명 돌파에도 성공했다. 이같은 성장세는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보다도 빠른 속도다.

국내 사용자는 적지만 일본과 동남아서는 라인이 1위 메신저다. 일본 가입자가 5000만명이며, 태국 1600만명, 대만 150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말에는 게임 서비스를 선보여 일본·대만·태국 아이폰 무료 게임 앱 순위 1위부터 4위까지, 홍콩은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휩쓸었다.

라인 역시 초반에는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었다. 그러나 곧 메신저에서 활용할 수 있는 ‘라인 스티커’와 라인 게임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매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증권가는 올해 라인 매출이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메신저 모두 게임을 통해 수익을 내면서 성공 기반을 다졌다. 이제부터는 사업 확장과 서비스 지역 확대에서 맞대결이 남았다.

카카오는 ‘상생’을 목표로 서비스를 넓혀가고 있다. ‘플러스친구’,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페이지’ 등을 선보이고, 카카오톡에 다양한 유틸리티 앱도 연동하고 있다. 직접 콘텐츠를 만들기보다는 다양한 파트너들이 자신의 서비스를 뽐낼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라인은 스티커나 게임 외에도 광고를 통해 수익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라인 내 광고 공식 계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중소기업 대상 ‘라인앳(@)’도 론칭했다. 중소기업들이 라인을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카카오톡이 라인을 추격하고, 라인은 지역을 넓히는 형국이다. 카카오는 최근 동남아 지역에 카카오톡 게임을 출시하며 동남아 공략 강화에 나섰다.

라인은 영향력 확대를 위해 노키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노키아 보급형 스마트폰 ‘아샤’에 앱을 기본 탑재했다. 향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의 해외 신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전초 작업이다.

카카오톡과 라인의 성공은 모바일 플랫폼의 개념과 플랫폼 사업자들의 전략을 바꿨다. 카카오톡과 라인 등장 이전까지 플랫폼은 콘텐츠를 사고파는 ‘스토어’의 개념이 강했다. 음원스토어였던 애플의 ‘아이튠즈’,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 앱을 구매할 수 있었던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플레이스토어’ 영향이다.

그러나 플랫폼은 더 이상 서비스를 판매하는 장터의 역할에 국한되지 않는다. 모바일메신저로 시작했지만 이를 통해 게임이나 음악 등 여러 콘텐츠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다면 단순한 서비스도 플랫폼으로 변신할 수 있다. 카카오톡과 라인 등 모바일메신저를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사용자들이 그 안
에서 게임을 즐기고 지도를 주고받는 등 콘텐츠를 공유하고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의 성공을 눈으로 확인하자 IT업체들은 너도나도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대신 욕심을 버렸다. 모든 콘텐츠를 한곳에 모으는 게 아니라 특화된 분야에서 1등 플랫폼이 되자는 목표다.

우선 카카오는 모바일메신저를 플랫폼화한데 이어 전자책, 음악, 광고 등 디지털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를 선보였다.

게임사들은 게임들을 한곳에 모아 독자적인 게임 플랫폼을 구축하고 나섰다. 넥슨은 자체 플랫폼 ‘넥슨 플레이’를 출시했다. 넥슨 플레이에 가입한 사용자는 이 안에서 게임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고 지인을 초대할 수도 있다.

모바일 게임사 컴투스와 게임빌 역시 자사의 게임을 모은 플랫폼을 운영하며 가입자 확대와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통신사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은 ‘T맵’을 통해 위치기반 플랫폼을 공략하고 있다. T맵 지도 서비스에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자전거 동호인들을 위한 트래킹 ‘T맵 바이크’을 출시하고, 청첩장 결혼식 장소도 T맵으로 제공한다.

싸이월드로 PC 기반 소셜 플랫폼을 선보였던 SK컴즈도 오는 6월 공개를 목표로 모바일 소셜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