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차(車)주인은 흡연자?… 100%입니다"

by조선일보 기자
2009.06.25 08:37:20

당신이 사려는 중고차, 유독 천장이 변색됐다면
예쁜차와 좋은차는 달라 부품에 문제있으면 큰일 먼저 서류부터 확인해야
카센터서 "방금 산 중고…" 절대 말하면 안됩니다

[조선일보 제공] 불황의 시대, 중고차는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다. 자동차는 출고 직후부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해 3년만 지나면 40% 이상 저렴해진다. 차량 등록비와 보험료도 훨씬 싸다. 그러나 여성 운전자에게 중고차는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자동차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판매상에게 속아 넘어가는 일도 종종 있다. 현대캐피탈 중고차 매매사이트인 '오토 인사이드'(http://autoinside.co.kr)에서 '우수 딜러'로 손꼽히는 유미란(35), 최숙희(35)씨가 여성 고객 입장에서 중고차를 선택하는 노하우를 들려줬다.

▲ 현대캐피탈 중고차 매매사이트 ‘오토인사이드’(autoinside.co.kr)에서 전문 딜러로 활동중인 최숙희(왼쪽), 유미란씨는 “디자인보다는 성능을 꼼꼼히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여성 고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디자인으로 차량 성능을 판단하는 거예요. 예쁘면 좋은 차라고 생각하는 거죠. 중고차는 신차와 달라서 사고 여부, 주행거리, 성능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훨씬 많아요.

CD플레이어나 시트가 낡았다는 이유로 좋은 차를 포기하는 여성 고객들이 많아요. 겉만 번지르르한 중고차를 고르는 거예요. 시트는 10만원이면 새로 깔 수 있지만 부품에 문제가 생기면 최소 수십만원이 들어요.

매장을 방문할 때는 꼭 남성과 동행하세요. 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많고, 부품이나 성능도 더 잘 보니까요.

그렇다고 동행한 남성에게 전부 맡겨놓으면 안 돼요. 딜러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서류 좀 보자, 시승해 보자, 여러 가지를 요구하세요.

신차는 구매를 결정하고 나서 서류를 처리하면 되지만, 중고차는 서류를 먼저 확인하고, 부품을 점검하고, 외관을 살펴야 해요.



일단 '오토 인사이드'나 'SK엔카'(http://encar.com) 등 대형 사이트에서 매물을 검색해서 비교해 보세요. 중고차 카페나 소형 사이트는 주의하세요. 허위 매물을 주기적으로 단속하고 딜러를 꾸준히 관리하는 사이트를 선택해야 사기를 예방할 수 있어요. 사고 이력은 보험개발원의 '카 히스토리'(http://carhistory.co.kr)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지나치게 싼 가격에 완벽해 보이는 자동차는 허위 매물일 가능성이 커요. 번호판을 가린 차는 일단 피하시고요, 사진이 계절과 다르거나 이미지 사진을 쓴 자동차도 의심해야 해요.

계약 체결 전에 확인할 기본 서류는 자동차등록증, 중고차성능점검기록부, 차량원부 이렇게 3가지예요. 성능기록부는 사고 여부, 주행거리, 부품 교체 내역 등 중요한 정보들이 모두 나와 있어요. 자동차 그림이 있는 '상태 표시'란을 보면 부위별로 '×'는 부품 교체, 'W'는 판금 또는 용접을 했다는 의미예요. 보닛이나 루프(천장)를 교체했으면 큰 사고를 당한 차일 가능성이 커요. 엔진오일, 클러치 등 '부품 점검'란은 딜러에게 항목별로 설명해 달라고 말씀하세요.

성능기록부와 자동차등록증에 표시된 주행거리는 꼭 대조해 보세요. 일치하지 않는다면 조작했을 가능성이 커요. 개인등록 차량은 딜러에게 "차량원부를 조회해 달라"고 요청하세요. 압류나 저당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자동차 보닛을 열고 볼트를 풀었다 조인 흔적이 있는지 확인하세요. 자동차 옆문 안쪽 라인(선)을 손으로 더듬어가면서 용접 또는 펀치로 덧댄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보세요.

타이어는 홈 마모 정도를 보세요. 일련번호가 '0523'이라고 돼 있으면 2005년 23번째 주에 생산된 타이어란 뜻이에요.

자동차 안에 들어가면 천장부터 보세요. 천장이 유독 변색돼 있으면 흡연자가 몰던 차량이에요. 시트는 뒷좌석을 더 유심히 보세요. 찢긴 흔적이 많으면 짐을 많이 싣고 다닌 업무용 차량으로, 험하게 몰고 관리는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있어요.

CD플레이어, 계기판, 유리 등 내부도 얼굴을 가까이하고 꼼꼼히 보세요. 깨끗한 차라면, 성능 관리에도 더 많이 신경을 썼을 테니까요.

시승은 꼭 본인이 직접 해보세요. 차가 지나치게 떨리지 않는지, 핸들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지 몸으로 느껴 보세요. 특히 도로 요철을 지날 때 자동차 바닥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지 잘 들어보세요.



한 상사(매매상)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딜러가 믿을 만해요. 딜러가 다른 직원들하고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면 그 상사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고 봐도 무방해요.

딜러는 고객 응대시 딜러증을 착용하게 돼 있어요. 딜러 등록 서류도 보여달라고 하세요.

중고차를 사고 나서 카센터에 가면 "방금 산 중고차인데, 꼼꼼히 점검해 달라"고는 절대 말씀하지 마세요. 불필요한 부품까지 교체하고, 수십만원어치 바가지를 쓰는 경우가 허다해요. 차라리 "엔진오일 점검하러 왔다"고 하세요.

유명 모델 경차만 보지 마시고, 적당한 가격의 중소형 차도 고려해 보세요. 경차는 모양은 예뻐도 타다 보면 불편하고, 사고시에도 피해가 클 수 있어요. 중고차는 30일 또는 3000㎞까지 성능 보장이 되니까 고장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마지막 결정 단계에선 결국 본인의 느낌이 가장 중요해요.

맞아요. 여자는 본능적인 '육감'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