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집값 더 떨어지나?
by박성호 기자
2008.06.24 08:52:25
1년새 최대 6000만원 가량 하락
하반기 공급 봇물, 교통여건·입지 등..추가 하락 여지 남아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화성 동탄신도시 집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 지역 집값은 지난 2006년 12월 최고점에 오른 뒤 작년 6월 동(東)동탄 신도시 계획 발표 후부터 하락이 시작됐다. 최근에는 인근 용인, 광교 등지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그동안의 보합세에서 벗어나 추가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24일 동탄신도시 시범단지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동탄신도시 반송동 시범다은우남퍼스트빌 115㎡(35평)는 4억30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들어 급매물들이 나오면서 4억원까지 가격이 떨어진 매물도 찾아볼 수 있다.
같은 지역 시범다은월드반도 99㎡(30평)도 3억8000만∼4억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3억7000만원 이하로 내놓은 집도 있다.
동탄신도시는 2004~2005년 3.3㎡당 650만∼800원대에 동시분양된 후 2006년 12월 시범단지 입주때는 분양가의 2배 수준인 3.3㎡당 1400만원대를 훌쩍 넘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6월 동(東)동탄신도시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하락하기 시작해 1년새 3.3㎡당 150만-200만원 가까이 떨어졌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동탄신도시는 5월까지 약보합세를 유지했지만 6월 들어 0.08% 하락한 상황이다.
집값 전망에 대해서 지역 중개업소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시범단지 내 S공인 관계자는 "2010년 동(東)동탄에서 분양가가 800만∼900만원 대인 아파트를 분양하기로 한 상태에서 집값은 한동안 약세를 지속할 수밖에 없다"며 "주민들도 상당히 고민이 많은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S공인 관계자는 "매물을 많이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최근들어 집을 내놔야 하는지 문의를 해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입주민들이 그만큼 불안해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집을 내놓으려고 해도 수요가 그리 많지 않고 양도세 부담이 너무 커 입주자들이 선뜻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K공인 관계자는 "6월을 기점으로 몇몇 매물들이 115㎡기준 4억원까지 떨어진 경우가 있지만 이제는 이 가격이 심리적 지지선이 되고 있다"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동(東)동탄 아파트는 주택품질이나 환경면에서 뒤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서(西)동탄의 우수성이 오히려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동탄신도시 집값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탄신도시와 관련한 새로운 개발호재들이 없고 올 하반기동안 주변에 공급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용인시의 올해 하반기 분양 예정 물량은 9500여가구이며 수원 역시 9100여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광교신도시도 9월부터 1900여가구가 분양된다.
입지와 교통여건 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동탄신도시로서는 이들 지역과의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올 하반기 동탄신도시의 신규 입주 물량도 4142가구에 달해 기존 아파트 약세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현재 상황이 쉽게 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2010년 동(東)동탄 분양이 시작되는 시점까지는 외부수요도 많지 않아 집값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