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학선 기자
2005.08.11 08:45:05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금융권에서 금리 상승에 대비한 전략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월례조회에서 "본부부서에 금리 상승기에 대비한 은행 전략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며 포스트 저금리 시대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은행 수신은 줄고 채권형펀드 자금은 빠져나가는 등 이미 금융시장은 심상찮은 변화조짐을 보여왔다. 금융기관의 단기수신이 전체수신의 52.3%로 상승하는 등 자금의 단기부동화도 빠르게 진행됐다.
저금리의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긴축적 통화정책을 요구하는 주장이 부쩍 늘었고 심지어 지난달 열린 금융경제자문회의에서 전 금융통화위원인 최운열 서강대 대외부총장이 금리인상을 주장해 채권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금리인상 시기에 모아지고 있다.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은이 금리인상이라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하지만 연내 콜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힘을 얻고 있어 결과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짧게는 이번 금통위 후 채권시장은 안정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금통위 등 굵직한 변수들이 노출된 데다 다음주 10년물 입찰 이후 수급에 부담을 주는 요인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표금리가 연고점 수준을 뚫을 만큼 약세를 보였던 만큼 `쉬어가자`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를 추세전환으로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늘도 지표금리가 4.30% 수준까지 떨어지면 은행권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밑으로 가라앉는 듯 했던 추경문제도 참가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올해 5조원이 넘는 추경이 필요하다"고 했고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산넘어 산이라는 말처럼 투자자들의 앞길을 막는 재료가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있다.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땅값상승 움직임을 주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집값 오름세가 주춤한 사이 땅값은 슬금슬금 오름폭을 키워왔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취득한 토지에 대해 최장 5년까지 전매를 제한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움직임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지만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는 한 땅값상승에 대한 우려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한은이 어떤 입장을 갖고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바람직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