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브리핑]美 PCE물가 40년만 최고…환율, 이틀 연속 상승 예상
by이윤화 기자
2022.04.01 08:17:25
글로벌 달러인덱스 98선 오르며 달러 강세
美 2월 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 6.4% 상승
뉴욕증시 위축되며 위험선호 이틀째 하락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2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1210원대에서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한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서 미국의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40년여만에 최고치를 나타내면서 달러화를 밀어 올렸다.
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15.30원에 최종 호가됐다.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7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12.10원)보다 2.50원 가량 상승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따라 이틀 연속 상승 출발한 뒤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 위축, 달러화 강세에 연동되며 상승폭을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물가지표가 뛰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또 다시 주저앉았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56%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7%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며 낙폭을 키웠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1.54% 하락 마감했다. 올 1분기 3대 지수는 각각 4.57%, 4.95%, 9.10% 하락하면서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장세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물가 지표에 주목했다. 올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4% 상승을 기록, 1982년 1월(6.9%) 이후 40년1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역시 전년 대비 5.4% 오르며 1983년 4월(5.5%) 이후 38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상황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국가들은 4월 1일부터 가스 구매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면서 유럽 국가들을 압박했다.
전날 97선으로 하락했던 달러인덱스는 유로화 약세 등에 98선으로 다시 올랐다. 31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56포인트 뛴 98.35를 기록하고 있다.
기관 투자자, 개인 등의 저가 매수에 지난 사흘간 1% 안팎으로 조금씩 오르던 국내증시 흐름도 불투명해졌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최근 5거래일 연속 팔면서 1조2700억원 이상 팔았다.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가 매수 우위를 보인 탓에 지난 사흘 동안은 올랐지만 이날도 그 흐름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전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800억원 가량 순매도하며 매도 규모를 키웠으나, 기관이 1900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 코스피 지수는 0.40% 가량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이 1300억원 가량을 사들이면서 지수를 0.58% 밀어 올렸다.
분기말 모두 소진되지 않은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남아 있다고 하지만 국내증시의 외국인 순매도 연장, 역외 롱플레이(달러 매수)와 결제 수요 등에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이면서 이날 환율은 121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