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해외사업 年매출 1조 돌파 ‘최초’

by윤정훈 기자
2020.11.25 05:00:00

2018년 인수 굿푸드홀딩스 3분기 누적 1조1967억 매출 전년比 136%↑
뉴 시즌스 마켓 인수로 몸집 키워..매장 수 2년 만에 24개→51개
굿푸드홀딩스+PK마켓 투트랙 전략으로 미국 시장 공략 방침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이마트(139480)의 해외사업 매출이 창립 이래 처음 연간 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 이마트가 2년 전에 인수했던 미국 프리미엄 신선식품 회사 굿푸드홀딩스의 약진 덕분이다.

(사진=이마트)
24일 이마트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마트의 3분기 해외사업 누적 매출액 합계는 1조 28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해외사업 매출 7785억원을 넘어섰다. 해외사업 연간 매출 1조원 돌파는 과거 중국 진출 당시에도 거두지 못했던 실적이다.

실적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프리미엄 식자재와 유기농 식품 유통 체인점을 운영하는 굿푸드홀딩스에서 발생했다. 굿푸드홀딩스는 3분기 전년 대비 136% 증가한 1조 19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액(7036억원)도 이미 넘어섰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내 식료품 매출과 온라인을 구매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급증했다.

신선식품 해외 상품 직소싱을 목적으로 만든 이마트 아메리카는 전년 대비 33% 증가한 2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마트 베트남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6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마트는 국내 시장에서 규제와 경쟁 심화로 해외 진출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에 미국,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통해 해외 사업을 키운다는 목표다. 3분기 기준 해외사업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7%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마트는 현지 업체 인수를 통해 미국에서 진출했다. 지난 2018년 12월 약 2억 7500만달러를 투자해 굿푸드홀딩스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굿푸드홀딩스는 브리스톨 팜스·메트로폴리탄 마켓·레이지 에이커스 등 3개 법인을 통해 로스엔젤레스, 시애틀, 샌디에이고 등 미국 서부를 거점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 초에 이마트는 자회사인 굿푸드홀딩스를 통해 미국 슈퍼마켓 체인 ‘뉴 시즌스 마켓’까지 인수하며 미국 사업을 확장했다. 이에 전체 체인점 수도 2018년 인수 당시 24개에서 지난 3분기 기준 51개로 대폭 증가했다.

이마트는 굿푸드홀딩스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PK마켓’을 연말 또는 내년 초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PK마켓은 아시안 푸드 콘셉트로 식료품보다는 음식점에 더 힘을 실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PK마켓을 통해 미국에 직접 진출하는 동시에 굿푸드홀딩스 매장도 확장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 이마트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492억원과 345억원을 투자해 점포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신임 대표이사(CEO)로 선임된 닐 스턴(Neil Stern) 굿푸드홀딩스 대표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매장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에 50% 이상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에 인스타카트와 도어대시 등 식료품 배달 업체와 협업을 통해 온라인 신선식품 사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 베트남도 올해 매출 1000억원 돌파가 기대된다. 베트남 호찌민 이마트 고밥점은 단일 점포 매출로 베트남 전체 1위 매장이다. 이마트는 중국 시장에서 실패를 교훈 삼아서 베트남에서는 천천히 하나씩 점포를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2022년까지 베트남 시장에 2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점포를 확장할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레스토랑 운영이 제한되고, 미국 내에서 상품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식료품 마켓의 실적이 좋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