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잠 못 드는 밤....당신의 치아는 병든다

by이순용 기자
2020.11.02 06:05:00

[백영걸 용인동백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의 몸은 피로를 회복하고 새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불면증 환자 10명 중 6명(59.2%)은 50~70대로 노년기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면 장애는 치아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충청대 치위생과 이다현 교수 연구팀이 수면시간에 따른 치아우식증 및 치주질환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 7시간을 잤을 때 치주질환 유병률이 28.1%로 가장 낮았다. 반면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일 때 유병률은 34.4%, 9시간 이상 잘 때 32.5%로 높게 나타났다. 치아 건강을 위해서는 7시간 전후 적정시간의 수면이 필요한데, 불면증을 겪는 노년층의 수면시간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어르신들의 치아 건강에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어르신들은 높은 일교차에 면역력이 약해져 각종 질환에 걸리기 쉽다. 감기나 독감, 몸살 등으로 몸이 약해지면 세균이 입안에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져 잇몸질환의 위험이 더 높아진다. 특히 노년기에는 치주질환으로 치아를 상실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면장애는 이런 치주질환을 유발하고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치주질환은 구강 속 세균이 치아 표면에 달라붙어 치태가 생기고, 이것이 굳어져 생긴 치석의 표면에 세균이 더 쌓이면서 잇몸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더욱이 수면 부족으로 피로가 누적되면 구강 건조증을 유발하고, 이는 세균 감염·번식에 좋은 조건을 만들어 치주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치주질환 초기 단계에는 잇몸에 염증이 발생해 빨갛게 붓고 출혈이 생기는 증상이 발생한다. 심해지면 이가 흔들리거나 시리고, 구취가 발생하거나 음식을 씹을 때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치주질환을 가볍게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치아를 상실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치아 상실은 단순히 치아가 없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식욕부진·소화불량·영양불균형 등의 증상을 비롯해 치매와 같은 뇌신경 질환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보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상실한 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로 탈부착이 가능한 인공 대용물인 틀니, 탈락한 치아의 양옆 자연치아를 기둥으로 사용해 인공치아를 고정하는 브릿지, 자연치아와 비슷한 보철물을 식립하는 임플란트 등이 있다. 환자마다 가지고 있는 질환 및 치아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 후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취침 및 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고, 틈나는 대로 햇볕을 쬐어 주는 것이 좋다. 직접적으로 치주질환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칫솔질이다. 건강한 치아 관리를 위해선 횟수와 상관없이 음식을 섭취하면 바로 칫솔질을 해야 한다. 잇몸에서부터 위아래로 마사지하듯 닦아주고 치간칫솔이나 치실을 사용해 치아 사이사이를 깨끗이 닦아줘야 한다. 칫솔을 오래 사용하면 치태 제거 능력이 떨어짐은 물론 벌어진 칫솔모가 잇몸에 상처를 낼 수 있기 때문에 3개월에 한 번씩 교체해야 한다. 현재 사용하는 칫솔이 자신에게 적절한 칫솔모와 형태, 크기인지 치과에 가져가 확인할 필요도 있다. 또한 치아에 이상을 느끼지 않아도 3~6개월 간격으로 치과 검진을 받고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좋다. 양치질만으로는 완벽하게 제거하기 어려운 치태·치석을 스케일링을 통해 말끔히 제거하여 치주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백영걸 용인동백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