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지윤 기자
2020.01.23 07:49:09
17개 자치구, 모바일 지역화폐 서울사랑상품권 발행
사흘만에 판매 10.8억…전통시장 외 全업종 이용 장점
온누리상품권 판매량 위축될 듯…제로섬 게임 우려
공공구매 감소할 듯…상인들 "전통시장 방문 감소" 불만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시가 이달부터 제로페이 기반의 모바일 지역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 발행에 본격적으로 나선 가운데 전통시장 수요 진작을 위해 발행하는 온누리상품권의 입지가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역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온누리상품권 구매를 독려했던 자치구들이 지역화폐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서울사랑상품권의 경우 온누리상품권보다 사용 범위가 더 넓은 데다가 플랫폼도 제로페이와 동일해 결국 제로섬 게임(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한쪽이 그만큼 손해를 보는 상황)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차별성 없는 소상공인 지원 경쟁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를 우려하고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일부 서울시 자치구는 올해 설 명절부터 각 동 반장에게 서울사랑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지역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해 제공해 왔다. 이달 중순부터 17개 자치구가 서울사랑상품권을 발행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지역 내 소비를 늘려 소상공인 매출 증대로 이어지게 하자는 취지로 도입한 지역화폐다. 소비자는 7% 할인된 금액에 상품권을 구매하고 가맹점은 연 매출액과 상관없이 결제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 서울시 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앞다퉈 지역화폐를 출시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17개 자치구의 서울사랑상품권 판매 금액은 지난 21일 기준 10억8000만원이다. 상품권 참여구의 발행 목표액 1230억원의 0.8%에 해당하는 규모로 상품권 판매를 본격화한지 사흘 만에 달성한 판매액이다. 같은 시기 발행한 경남사랑상품권이 사흘 만에 발행액의 0.4%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실적 면에서는 나쁘지 않다는 게 서울시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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