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사법부의 치욕'…헌정사 첫 전직 대법원장 구속

by황현규 기자
2019.01.26 07:03:00

구치소 신세 면치 못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빙상계 대부 전명규 교수 겸 전 빙산연맹 부회장, 폭행 의혹
안태근 전 검사장 징역…서지현 검사 "피해자에게 용기 되길"

[이데일리 사건팀]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되면서 세간에 충격을 줬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전 대법원장인데요.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에 개입하고 판사 블랙리스트를 만든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번 주 키워드는 △양승태 구속 △전명규 폭행 의혹 △서지현 입장 표명 △화곡동 일가족 사망 △손석희 폭행 의혹입니다.

사법농단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지난해 6월부터 본격화한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24일 결국 구속됐습니다. 헌정 사상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된 것은 처음입니다. 양 전 원장은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미결수 신분으로 수감됩니다.

구속영장을 발부한 명재권(52·사법연수원 27기)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공무상 기밀누설 등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양 전대법원장이 다수의 재판에 개입하고 법관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등 직접 사법농단을 해왔다고 본 것입니다. 특히 양 전 원장이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소송 개입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 소송 개입 △헌법재판소 및 검찰 내부정보 유출 △법관 사찰 및 인사 불이익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3억5000만원 조성 등에 직접 관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사진=뉴시스)
대한민국 빙상계 대부로 불리는 전명규 한국체육대 교수(전 빙상연맹 부회장)가 코치 시절 선수들을 수차례 폭행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체육계 폭로가 계속 이어지는 모습인데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주민진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는 전 교수가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주 전 선수는 “과거 총 6년 동안 국가대표팀에 있었다. 이 중 5년을 전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고 입을 뗐습니다. 이어 주 전 선수는 “(전 교수는) 여자 선수들의 머리채를 잡고 머리카락이 빠질 때까지 흔든다”며 “스케이트 날을 보호하기 위한 딱딱한 플라스틱 날 집으로 머리를 계속해서 피가 날 때까지 (때리기도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해당 폭로가 터지기 하루 전인 2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는 심석희 선수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조재범 전 코치의 상습 폭행도 몰랐다”고 했습니다. 또 자신이 빙상계 비위의 중심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조건과 시스템이 돼 있지 않다”며 “한국 빙상 경기력 향상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특별조사단을 구성하고 스포츠계 실태 조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빙상·유도 분야 등 최근 문제가 된 종목에 대한 전수조사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조사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서지현 검사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인사보복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지현(46·사법연수원 33기)검사를 성추행한 후 인사 보복까지 한 혐의를 받는 안태근(53·20기) 전 검사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2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검사장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안 전 검사장은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성추행한 이후 2015년 8월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있습니다. 당시 안 검사장은 검찰 인사 등을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는데요. 안 전 검사장은 인사권을 남용해 서 검사가 수십 건의 사무감사를 받고 통영지청으로 발령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받고있습니다.

서 검사는 선고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심경을 밝혔는데요. 서 검사는 “단지 제가 원했던 유일한 것은 진실과 정의”라며 “검사로서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왜 이렇게까지 힘들어야 하는지 1년동안 고민을 많이 하고 고통을 많이 받은 시간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서 검사는 또 “이 판결이 앞으로 가해자들에게 엄중한 경고가 되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용기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서 검사가 지난해 초 안 전 검사장에 대해 폭로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고백은 이후 계속된 미투 운동의 시발점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경찰이 지난 24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 아파트에서 숨진 일가족의 시신을 병원으로 이송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손의연 기자)
지난 24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일가족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15분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 아파트에서 A(47)씨와 B(43)씨, 이들의 자녀인 C(18)양과 D(10)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최초 신고는 이들 가족과 함께 거주하던 A씨의 어머니가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A씨의 어머니는 수일간 집을 비웠다가 돌아와 숨진 아들 내외와 손주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장에서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 아파트 주민은 “저번 주부터 큰 소리를 내며 싸우는 집이 있었는데 해당 가족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며 “평소에는 아들을 픽업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등 평범한 모습의 가족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다음 날인 25일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부검을 진행한 결과 일가족의 사인이 ‘약물 중독사’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서면으로 받은 후 구체적인 사인을 판단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가족이 함께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사건 경위를 수사 중입니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사진=이데일리DB)
손석희(63) JTBC 대표가 프리랜서 기자를 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손 대표는 프리랜서 기자가 취업 청탁 등을 빌미로 공갈·협박을 했다고 반박했는데요. 양 측이 맞고소하면서 치열한 진실 공방이 벌어질 전망입니다.

서울 서부지검은 지난 25일 손 대표가 프리랜서 기자 김모씨를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형사 1부에 배당했고 경찰에 수사지휘를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손씨를 폭행 혐의로 신고한 사건을 내사 중인 마포경찰서에서 손 대표의 고소건도 병합해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지난 10일 오후 11시 5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본식 주점에서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손 대표를 고소한 사건을 내사 중입니다. 김씨는 얼굴 등을 맞았다며 전치3주의 상해진단서와 피해 사실에 대한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씨는 손 대표가 기자직 채용을 제안하며 자신의 교통사고에 관한 보도를 막으려 했고 이를 거절하자 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손 대표는 김씨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불법적으로 취업 청탁을 하고 의도대로 되지 않자 협박까지 했다고 김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