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기호성 모두 갖춘 유일한 술이 막걸리" 우리술 박성기 대표

by박경훈 기자
2016.09.23 07:00:00

2000년, 양조장 인수해 막걸리 업계 뛰어들어
맛 표준화 위해 3년간 막걸리 연구에 매진
"막걸리 하향세 멈춰, 반등할 일만 남아"
"막걸리, '세수'가 아닌 문화·산업 측면에서 접근해야"

박성기 우리술 대표는 “앞으로 막걸리 문화·산업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박경훈 기자)
[가평=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막걸리 수요는 바닥을 쳤다고 봅니다. 이제 반등할 일만 남았습니다.”

19일 경기 가평군 우리술 본사에서 만난 박성기(50) 대표는 막걸리의 미래를 밝게 전망했다. 박 대표는 막걸리를 좋아하던 청년에서 막걸리 업체 사장으로, 또 초대 한국막걸리협회장자리까지 오른 탁주 전문가다.

대부분 협동조합형태로 운영되는 막걸리 업체와 달리 우리술은 박 대표가 2000년 양조장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가 현재의 가평 잣 막걸리를 만들기까지는 숱한 노력이 있었다. 그는 “막걸리는 발효식품인 탓에 만들 때마다 그 맛이 달랐다”며 “이를 표준화 하는 데만 꼬박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한고비를 넘기고 우리술은 2005년부터 일본 수출도 시작했다. 이듬해인 2006년엔 10억원의 흑자까지 기록하며 적자 행진도 멈췄다. 우리술은 제주지역서 만날 수 있는 제주 감귤 막걸리도 제조하고 있다. 박 대표는 “막걸리를 세계화 하려면 다양한 맛이 필요하다”며 “예전부터 복분자·사과·감귤·유자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박 대표의 가장 큰 고민은 막걸리 업계 전체의 하향세다. 막걸리 업계 생산량은 지난 2011년 40만㎘에서 계속 줄어 지난해 34만㎘까지 내려앉았다. 우리술 매출액도 2012년 80억원에서 지난해 65억원까지 내려앉았다. 그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10년 초 막걸리 붐 이후 계속했던 하락세가 올해를 기점으로 멈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그간 막걸리는 문화로서보다 규제와 세수 측면에서 접근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2년이 돼서야 전통주산업진흥법이 시행됐다”면서 “프랑스의 와인, 일본의 사케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술이 바로 막걸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막걸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기호성과 기능성을 모두 갖춘 주류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증류주나 청주 등은 양조 후 맑은 부분만 분리해 먹기 때문에 영양소, 식이섬유 등을 놓친다”며 “막걸리는 영양소(기능성)와 기호성을 동시에 갖춘 유일한 술이다”고 자랑했다.

박 대표는 그간 정부와 업계 차원에서 막걸리 연구가 미진했던 것도 안타까워했다. 그는 “막걸리는 와인, 맥주, 사케 등에 비해 항산화효과가 있는 스쿠알렌, 항암물질인 파네솔 등이 최고 200배 많다”며 “막걸리 속 요소들은 아직도 다 연구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막걸리협회는 올해 초 경기대에 양조경영학과 석사과정을 개설하며 연구로서의 막걸리 시대의 막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내달 7일부터 9일까지 가평 자라섬에서 막걸리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라며 “독일의 세계적인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 못지않은 행사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