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st SRE]OCI, 햇볕 언제 볼까

by경계영 기자
2015.05.12 07:00:00

[스페셜노트]유가가 바꿔놓은 에너지업계 판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제유가가 1년 새 반토막났다.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유가에 맞춰 돌아가던 경제 구조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유가가 낮아진 상황에서 대체에너지원이었던 태양광 산업으로의 수요도 자연스레 줄었다.

21회 SRE 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 설문에서도 OCI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173명 가운데 16.8%(29명)이 OCI의 신용등급에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19회 SRE에서 16.5%(18명), 20회 SRE에서 14%(19명)의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지난해 OCI는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했다. 지난해 10월 합작법인 OCI-SNF 지분을 파트너사인 SNF에 매각해 1000억여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자회사가 보유한 미국 태양광 발전소 ‘알라모4’ 지분도 매각했다. 현금성 자산은 2013년 말 3520억원에서 지난해 말 5182억원으로 증가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AA- 안정적’이라는 등급에 OCI가 적정하지 않다고 봤다. 지난해 단기금융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 장기 금융부채가 1조7586억원으로 300억원가량 증가한 데 비해 단기금융부채는 1년 새 3000억원 가까이 늘며 9796억원 규모로 커졌다. 이에 유동비율은 116.8%에서 103.5%로 나빠졌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업황이다. OCI의 사업부문은 폴리실리콘 등을 주요로 한 베이직 케미칼과 카본블랙. BTX 유도체 등을 포함한 카본 케미칼로 나뉜다. 주목할 부분은 지난해 매출액에서 비중 67%를 차지한 베이직 케미칼사업이다.



베이직 케미칼사업의 핵심 열쇠인 폴리실리콘 가격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당 21달러를 웃돌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4월 초 16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웬만한 폴리실리콘 기업의 손익분기점에 다다른 것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OCI의 영업이익이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앞으로의 상황은 더 쉽지 않다.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수준으로 내려온 상황에서 대체에너지 개발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레 줄어들 수밖에 없는 탓이다. OCI는 점차 나빠지는 업황에 4만4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제4·5 공장 투자를 미뤘다. 기댈 곳은 정부 정책이지만 이마저도 시원치 않다. 태양광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은 올해 태양광발전 설치량 목표치를 17.8GW로 상향 조정했지만 지난해 목표치를 채우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긍정적으로 해석하기엔 이르다.

베이직케미칼사업을 보완해줄 카본케미칼사업 역시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카본블랙 주요 수요처인 타이어업체도 신차 판매 증가율 둔화, 과잉 경쟁 등으로 어려움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유가가 내려간 만큼 화학제품의 가격 하락도 불가피하다.

한 SRE 자문위원은 “안 그래도 상황이 어려웠는데 국제유가가 절반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태양광 지원·육성정책도 더욱 힘을 잃을 수 있다”며 “실적, 재무지표 등이 한 단계 내려온 지금 등급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21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s by Edaily)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21회 SRE는 2015년 5월1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문의: stock@edaily.co.kr]